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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구자 박찬호-시포자 김하성. ⓒ 뉴시스

     

    ‘코리안 특급’ 박찬호(51)가 던지고 ‘어썸킴’ 김하성(29·샌디에이고)이 받았다.

    역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 서울서 개최된 메이저리그(MLB) 개막전(20일 스카이돔)에서 박찬호가 시구자, 김하성이 시포자로 나서 감동을 선사했다.

     

    박찬호는 시구에 앞서 “아침부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단지 시구 하나 던지는 것인데 마치 한 경기 전체를 다 던지는 것처럼 긴장이 됐다”며 “30년 전에는 이런 일들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가 어렵게만 느껴졌다. 돌이켜보면 이를 통해 내가 성장했고, 그 결실이 한국 야구의 발전과 30년 후 역사로 이어진 것 같다”는 뭉클한 소감을 전했다.

     

    시구자로 나선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반반 유니폼(샌디에이고+다저스)’을 입고 마운드에 섰다. MLB 데뷔 시즌 꼈던 낡은 글러브를 들고 경기장을 찾은 박찬호는 30년 전 미국 마운드에서 그랬던 것처럼 관중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시포자 김하성을 향해 힘껏 공을 뿌렸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1994년 한양대를 중퇴하고 다저스와 계약한 뒤 2010년까지 17시즌 빅리그 정상급 투수로서 자신의 이름과 ‘코리아’를 알렸다. MLB 통산 476경기(1993이닝) 124승98패 2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박찬호가 수확한 124승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이다.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의 성공을 타고 2021년 미국 무대로 건너간 김하성은 이날 경기 포함 3년 연속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출장했다. 지난 시즌 152경기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를 기록했다. 아시아 내야수로는 최초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도 수상했다.

     

    올 시즌에는 스프링캠프 시작과 동시에 실트 감독으로부터 주전 유격수로 낙점됐다. 리드오프로 많이 나섰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은 시범경기 때부터 개막전까지 중심 타선에 자리할 만큼 공수 양면에서 입지가 더 넓어지고 탄탄해졌다.

    야구 관계자들은 둘의 시구와 시포를 지켜보면서 “박찬호가 없었다면 빅리거 김하성 탄생을 장담할 수 없다. 둘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MLB 개막전을 서울에서 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둘을 치켜세웠다.

     

    ⓒ 뉴시스

    시구를 마친 박찬호는 자랑스러운 후배를 껴안고 격려한 뒤 1루측 다저스 더그아웃을 향해 뛰어가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도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박찬호는 현역 시절(2005~06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당시 선수였던 로버츠와 함께 뛴 인연이 있다.

    로버츠 감독-류현진. ⓒ 뉴시스

     

    한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한화)도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해 자리를 빛냈다.

    샌디에이고 더그아웃에서 ‘후배’ 김하성과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다저스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정’ 다저스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한 류현진은 모습을 드러낸 로버츠 감독과 환하게 웃으며 포옹했다.

     

    류현진은 미리 준비한 대전 성심당 빵을 꺼내 로버츠 감독에게 건넸다.

    류현진은 “(가장 유명한) 튀김소보로 세트를 선택했다”고 말했고, 로버츠 감독은 두 종류의 빵을 먹으면서 “정말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운 뒤 류현진에게 “몸을 풀고 등판 준비하라”는 농담도 건넸다.

     

    다저스와 로버츠 감독에게 류현진도 잊힐 수 없는 한국 출신의 대형 투수였다.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7시즌 뛰고 2013년 다저스로 이적한 류현진은 2020시즌까지 다저스에서 뛰었다. 로버츠 감독과는 2016년부터 4년 동안 함께 했다. 그 기간 MLB 평균자책점 전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찬호에 이어 류현진, 그리고 김하성까지. 고척돔에 나타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벅찬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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