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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하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은 당초 좋은 취지와 다르게 각국에서 모인 선수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폭염 수준의 날씨는 아니지만 그래도 탄소 줄이기 일환으로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으면서 선수들의 불쾌지수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선수단 숙소는 에어컨 없이도 버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이동은 문제다. 선수단 숙소와 각 경기장을 잇는 셔틀버스에도 에어컨이 없다. 여기에 보안 문제로 창문까지 막아놨다. 가뜩이나 더운 내부 열기가 순환되지 않는 구조인 셈이다. 짧은 시간 이동이라면 괜찮은데 파리 시내의 교통 체증과 미숙한 셔틀버스 운행으로 경기장까지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일이 많다 보니 각국 선수단이 불만과 짜증을 내뱉고 있다.
선수단 컨디션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만큼 종목별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경기장 근처에 숙소를 별도로 마련하기로 한 수영에 이어 이번에는 탁구도 숙소를 새로 구했다. 대한탁구협회는 27일(한국시간) “파리 올림픽에 나서는 대표팀 선수단에 9인승 차량과 기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선수촌과 별개로 별도의 숙소 또한 급히 구했다. 이 숙소는 탁구 경기장과 훈련장이 있는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이동 동선이 짧아진 데다 전용 차량까지 있으니 선수들이 편하게 숙소와 경기장을 오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휴식 시간도 덩달아 길어지고, 스트레스도 덜 받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유승민(41) 대한탁구협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결단을 내렸다. 후배들이 고생하는 것을 본 유 회장은 즉각 문제 해결에 나섰다.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사비도 털었다. 유 회장은 파리에 상주하며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봄과 동시에 격려도 아끼지 않고 있다.
유 회장은 한국 탁구의 계보를 잇는 전설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남자 탁구 단식 금메달을 따냈다. 세계 최강인 중국이 탁구 메달을 점령해가는 추세가 뚜렷한 가운데 그 판도에 균열을 일으킨 몇 안 되는 탁구 스타다. 2016년에는 IOC 선수위원으로 선발돼 스포츠 외교에서도 굵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올림픽을 경험해본 단체장인 만큼 선수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빠르게 이번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파리=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25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경기장인 사우스 파리 아레나4를 찾아 임종훈-신유빈과 연습을 하고 있다.
탁구는 남자 장우진 임종훈 조대성, 여자 신유빈 전지희 이은혜 등 총 6명이 이번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다. 남자 단식, 여자 단식, 혼성 복식, 그리고 남녀 단체전이 열린다. 중국세가 여전히 거셀 것으로 예상되고, 준결승 혹은 결승으로 가는 길목마다 중국 선수들과 부딪히는 대진이 짜여 대진운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탁구 대표팀은 이번에야말로 만리장성을 넘겠다는 강한 의지로 똘똘 뭉쳐 있다. 대회를 앞둔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은 편이다. 여자 단식의 신유빈 전지희, 남자 단식의 장우진, 그리고 혼성 복식의 임종훈-신유빈 조에 기대를 건다.
한편 탁구에 앞서 수영 대표팀도 같은 문제로 선수촌을 나와 별도의 숙소를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 수영 르네상스의 간판 스타들인 황선우와 김우민을 비롯한 경영 남자 800m 계영 대표팀은 선수촌을 나와 경기장 근처 호텔에서 생활하기로 했다.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남자 800m 계영 멤버 6명은 경기장에서 도보 5분 거리의 호텔을 사용한다”며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경기를 준비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한수영연맹은 올림픽 개막 전 이미 사전 답사를 모두 마쳤고 선수촌과 경기장 이동 문제를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리 호텔을 준비하고 있었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남자 800m 계영 선수들을 호텔로 이동시켰다. 800m 계영 일정이 끝날 때까지 호텔에서 생활한다. 경기장과 가까워 이동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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