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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직·승진·창업 등 자기계발 이유 ‘제각각’…“만족감 얻고, 성장하는 계기”

    ⓒ르데스크

     

    최근 자기계발에 뛰어드는 20~30대 청년들이 늘고 있다. 취업부터 승진, 자격증 취득, 창업에 이르기까지 제각각 목표는 다르지만 이를 이루기 위해 자기계발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자기계발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을 높이고 성장하는 경험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청년들이 떠밀리듯 자기계발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여파로 위기감을 느낀 청년들이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기계발에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게임회사 프로그래머인 윤하연 씨(27·여)는 ‘1인 개발이 가능한 인디게임 개발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퇴근 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에 나서고 있다. 인디게임 1인 개발을 해야하는 만큼 기획부터 디자인, 아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해 독학하고 있다.

     

    기획 실력이 제일 부족한 것 같아 시중에 나온 게임 기획 관련 서적과 강의를 참고해 여러 가지 기획을 스스로 해보며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윤 씨는 “프로그래밍의 경우 어떤 공부를 해도 비슷하다”며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며 게임 개발에 도움이 되는 스킬을 하나씩 터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인이 터득한 노하우를 밝혔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따로 정리해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 퇴근 후 청년들은 자기계발을 위해 꾸준히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사진은 윤 씨가 직접 그린 아트의 모습. ⓒ르데스크

     

    평소 꾸준히 일러스트를 그리며 익혀둔 스킬들을 활용해 디자인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 게임에 주로 활용되는 픽셀 아트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 시중에 출시된 게임을 플레이하며 스크린샷을 찍고, 이를 따라 그려보는 식이다.

     

    퇴근 후 남는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윤 씨는 “사실 하루종일 업무를 보고 집에 가면 지치는 건 사실이다”면서도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아실현을 위해 하고 있는 자기계발이지만 실제 나의 업무에도 크게 도움된다”며 “내 스스로의 성장을 위한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자기계발이 창업으로…“하루하루 성장할 때마다 뿌듯”

    컴퓨터공학과를 다니는 학생이었지만 프로그래밍은 잘하지 못했던 정종현 씨(27·남)는 부족한 프로그래밍 실력을 보완하기 위해 시작했던 자기계발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핸드폰으로 옮기기 위해 다시 QR을 찍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플랫폼 개발을 시작한 게 시초다.

     

    정 씨는 “처음엔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다 보니 사업으로 확장 시킬 수 있도록 기획 공부도 새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 공부를 거창하게 돈을 내고 배우기 보단 유튜브와 책을 사서 독학했다”고 덧붙였다.

     

    취업에 한 줄 경력이라도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자기계발이 사업으로 성장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던 정 씨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 다양한 시행착오도 겪었다”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래밍 실력이 많이 성장한 거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 씨가 운영하고 있는 무피는 무인매장 키오스크 O2O(Online-to-offline) 플랫폼 상품을 만드는 신생 스타트업이다. 무피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은 키오스크 결제를 대신하며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성과를 인정받아 충북기업 진흥원으로부터 청년창업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 일부 청년의 경우 자기계발로 시작한 일이 창업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사진은 정 씨가 운영 중인 키오스크 무인사진관 '무피'의 모습. ⓒ르데스크

     

    현재 한 달에 10~15곳 정도 사진 부스를 설치하고 있다고 밝힌 정 씨는 초창기에는 한 달에 하나도 설치하지 못 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정 씨는 최종 목표로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을 제대로 된 회사로 키우는 것과 전 세계 대학교와 전국 K-포토부스 산업의 중심이 되는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 씨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 학습 등 또 다른 자기계발에 시간을 들이고 있으며, 안정적인 플랫폼 서비스 개발을 위한 공부도 추가적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회사업무 프레젠테이션 지장에 스피치 학원 등록…“업무실력 향상 도움”

    3년차 QA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최은선 씨(27·여)는 업무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스피치 학원을 다니고 있다. 회의에서 준비한 자료를 제대로 발표하지 못해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업무에 문제가 발생한 게 스피치 학원을 등록한 이유다.

     

    최 씨는 스피치 실력을 키우기 위해 바쁜 업무 시간을 쪼개 학원에서 1:1 수업을 듣고 있다. 남들이 보기엔 업무 시간을 쪼개서 학원에 다녀오는 모습이 힘들어 보일 수는 있겠지만, 회사 내에서 나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처칠의 말하기 방식으로 유명한 PREP 등을 업무에 활용해 말하기 능력은 물론 업무의 효율도 높아졌다.

     

    김진형 서강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들은 자기가 좀 더 성장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유능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며 “자기계발을 통해 자신의 만족감도 느끼고 스스로 성장하는 느낌을 얻고 있는 거 같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요즘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하는 일종의 발버둥처럼 보일 때가 있다”며 “조금 여유를 가지고 본인이 좋아하는 걸 찾기 위한 노력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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