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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영화 위기 극복 위한 포럼서
    ‘범죄도시4’ 스크린 80% 독점 비판
    4일 7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4′.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범죄도시4′가 약 80%의 상영 점유율로 스크린을 독식하면서 관객의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화려한 축제 뒤에서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1일 개막한 전주국제영화제에선 ‘생존을 넘어 번영으로’를 주제로 한국 영화의 위기와 극복 방안을 논의하는 포럼이 열렸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영화 단체 5곳이 개최한 2일 ‘한국 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에선 ‘범죄도시4′의 스크린 독식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범죄도시4는 개봉 후 7일 동안 80% 이상의 상영 점유율을 차지하며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하영 하하필름스 대표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

     

    황금 시간대는 볼 수 있는 영화가 범죄도시4뿐”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객석에서도 연신 한숨 소리가 들렸다. 한 참석자는 “이런 상황에서 영화 제작을 활성화하면 뭐 하나. 한두 편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다 죽는 판이 되고 있다”며 스크린 상한제를 주장했다.

     

    티켓값은 올랐으나, 객단가(관객 1인당 매출) 상승률은 낮아 제작과 투자가 위축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극장 간 출혈 경쟁으로 무료 초대권, 통신사·신용카드 할인을 남발하면서 제작사가 그 비용을 떠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파묘’의 경우 적정가(1만2000원)와 지금의 객단가를 비교하면 티켓 1장당 약 900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제작사가 받지 못한 돈이 105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2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한국 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 /여성영화인모임 등

     

    1일 개막식장 앞에선 독립 예술 영화 및 영화제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가 벌어졌다. 4개월째 공석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조속히 임명하고 예산 수립 과정에서 영화계와 소통하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동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논의할 리더가 없다. 이대로라면 내년, 내후년에는 전주영화제에 출품할 영화가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화인들은 정부의 예산 삭감과 극장의 불공정 행태를 개탄했지만, 소비자와 맞닿아 있는 극장과 OTT 플랫폼에선 이견을 보였다. 변화한 시장 환경에 맞춰 영화 산업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3일 열린 ‘한국 콘텐츠 위기의 원인과 극복’ 토론회에서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영상 콘텐츠 산업의 위기는 결국 고객의 달라진 눈높이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획 개발부터 개봉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영화가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따라잡는 게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젊은 층에서 영화 관람이 이제는 ‘1티어(단계)’ 여가 생활이 아니다. 한국 영화는 성수동 팝업 스토어에 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톱배우와 감독은 할리우드로 이탈하고, 비슷비슷한 영화만 찍어내다 쇠락한 홍콩 영화에 빗대며 “1만 이하 영화와 천만 영화로 양분된 시장에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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