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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대파값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최근 서울 청량리 경동시장을 찾은 주부 김모씨(54)는 대파 한 단 가격이 4000원이 넘는 것을 보고 갸우뚱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하나로마트에서는 대파를 900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판다는 기사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도매시장에서도 대파 한 단 가격이 4000원이 넘고 대형마트에서는 7000원에 팔기도 한다”면서 “고물가 시대 고통받는 서민들을 대놓고 우롱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물정 모르는 처사에 울화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한 뒤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장바구니 물가에 지친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고, 해당 매장은 할인행사를 연장하기로 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오는 27일까지 대파 한 단을 875원에 할인 판매한다. 1인당 5단씩 하루 1000단 한정 판매다. 이 매장은 당초 이날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대통령 방문에 대비한 맞춤형 가격이란 비판이 나오자 행사 기간을 연장했다.

     

    한국농수산물유통센터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18일 기준 대파 한 단(1kg) 평균 소매가격은 3018원이다. 일주일 전 4005원보단 내렸지만 여전히 평년 2982원에 견줘 비싸다. 최고가는 7300원에 이른다.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판매하는 대파 가격은 현재 평균 소매 시세인 3000원과 견줘 70.3%나 저렴한 셈이다.

     

    이 판매가격에는 정부의 납품단가 지원과 농산물 할인, 유통업체 자체 할인 등 3가지 할인 지원이 적용됐다. 대파 한 단의 소매가격 4250원에서 납품단가 지원(kg당 2000원), 농협의 자체 할인(1000원), 농산물 할인(30%) 등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마트의 경우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지원(15일)이 있기 전엔 농산물 할인이 20%가 적용돼 대파 한 단 가격이 1000원 수준이었다”며 “정부와 유통업체 할인이 확대 적용되면서 소비자 판매가격을 더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윤 대통령 방문 날부터 시작된 대파 할인이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해당 매장은 일주일 전인 지난 11~13일 할인 행사에서는 대파 한 단을 2760원에 팔았다. 당시에도 농식품부 지원을 받은 할인 가격이라고 했지만 윤 대통령 방문 나흘 전인 14일 1000원으로 가격을 낮췄고 방문 당일에는 875원으로 더 내렸다. 대파 가격 논란이 확산된 뒤 할인 기간은 20일에서 27일까지로 연장됐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정부 물가안정 지원금이 더해져 진행하는 할인 행사로 대통령 방문과는 무관하다”면서 “21일부터 또 다른 행사의 일환으로 대파를 875원에 팔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그러나 대파를 제외한 대부분 농산물 가격은 내주부터 인상한다. 사과는 1.5㎏ 기준 5530원에서 6230원으로, 애호박은 1330원에서 1386원, 청양고추는 1372원에서 2646원으로 각각 올린다. 농협유통 측은 “판매 가격은 사전에 결정된다”며 “현재 대파 등의 가격은 정부지원 농할쿠폰 행사 할인율이 추가로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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