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쓰레기만 버려도 돈이 된다는데…그렇다고 옆 동네에 갈 순 없잖아요”
갈수록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 되도록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게 가장 좋지만, 이왕 나온 쓰레기를 잘 버리는 것도 관건이다. 종량제 봉투로 버리거나 캔이나 종이 등 다른 쓰레기와 섞여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잘 버리는 방법으로 떠오르는 게 바로 무인회수기다. 투명페트병 등 비교적 오염이 적고 질 좋은 쓰레기만 골라 버리면 돈을 돌려받는 방식이다.
문제는 서울 시내조차 무인회수기가 하나도 없는 자치구들이 있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무인회수기의 접근성은 더욱 떨어진다.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려면 이같은 무인회수기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서울연구원에서 지난달 말 발간한 ‘서울시 폐플라스틱 관리체계 개선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서울 시내에 약 305대의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가 설치 및 운영되고 있다.
무인회수기는 투명페트병이나 캔 등 양질의 재활용 쓰레기를 집어넣으면 개당 약 10원씩 돈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 무인회수기로 100만원 이상 회수한 기록적인 사례도 있다. 10원씩 무려 10만개를 모아온 셈이다.
(관련 기사: “100만원 번 사람도 있다” 여기 넣으면 쓰레기도 돈 드려요 [지구, 뭐래?])
민간이 주도하는 수거 방식이기는 하나 공공의 지원을 받는다. 이 무인회수기들도 약 7개 업체가 나눠 설치 및 운영하고 있다. 주로 구의 예산으로 공공 시설에 설치돼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 시내에 있는 무인회수기 중 61%는 주로 주민센터나 구청 등 공공시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외에는 도서관이나 지하철 역사 등 다중이용시설(21%), 편의점이나 마트 등 기업(18%)에 마련돼 있다.
금전적 보상이 있는 만큼 시민들은 무인회수기를 대체로 반기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많은 물량을 배출하는 사용자로 인한 민원이 일부 있으나 무단투기는 발생하지 않고 주민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연구원은 “시민의 무인회수기 활용은 증가하고 있으나 운영비 부담 등으로 설치 규모는 적은 편”이라며 “설치·운영비 감소 및 시민 이용 증대를 위해서는 무인회수기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별 편차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아예 무인회수기가 한 대도 없는 자치구가 3곳이나 되기 때문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무인회수기는 마포구에 32개로 가장 많고 이어 양천구 29개, 강남구 28개, 관악구 24개 순이다. 반면 노원·서대문·은평구에는 무인회수기가 한 대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전체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무인회수기는 1만 명당 0.315대가 있다.
권역별로는 관악·양천구가 포함된 서남권에 117대(38%)가 집중돼 있다. 서남권 내에 자치구별로 5~29대가 있는 셈이다. 동남권에는 71대(23%), 동북권 62대(20%), 서북권 32대(11%), 도심권 23대(8%) 등이다.
서울연구원은 “일부 자치구들은 특화 사업을 추진해 재활용 비율도 높이고 고품질 자원화 효과도 보고 있지만 나머지 자치구로 모범 사례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며 “무인회수기도 지역별 편차를 두고 설치돼 형평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