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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에 어도어 지분 18%를 주당 액면가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넘기면서까지 금전적 혜택을 부여했다. 어도어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추정해 4000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시세 차익만 700억원이 넘는 수준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그만큼 민 대표 실력을 높이 평가하고 신뢰했다는 방증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해 1분기 민희진 어도어 대표에게 지분 18%를 1주당 1988원에 팔았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100% 출자한 회사로, 주식 액면가는 5000원이다. 하이브는 2021년 11월 어도어 법인 설립 당시 154억여원을 출자, 주식 202만주를 취득했다. 이때 1주당 7624원에 샀다.
2022년 하이브는 다시 어도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당시 61억여원을 들여 어도어 주식 120만주를 추가 취득했다. 초기 출자와 유상증자까지 2년간 221억원을 들여 어도어 주식 322만주를 샀는데, 주당 평균 6700원 정도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민 대표에 주당 평균 매입가의 3분의 1도 안되는 가격에 지분 18%를 넘긴 것이다.
민 대표는 현재 보유 지분 18%(주식 수 57만3160주)를 인수하는데 약 11억4000만원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즉, 하이브가 38억여원을 들여 취득한 주식을 27억원 손해보고 넘긴 셈이다.
하이브의 어도어 지분 변화/그래픽=조수아
거래 시기는 뉴진스가 빌보드 핫100에 진입한 동시에 방시혁 의장이 민 대표를 향해 '즐거우세요?' 문자를 보냈던 때와 겹친다. 실제 방 의장이 뉴진스 행진을 방해하고 민 대표를 불편해했다면 설명이 되지 않는 거래다. 하이브 주주들의 반발 가능성마저 감수하면서 핵심 자회사 지분 상당량을 '증오 대상'에게 초저가에 매도했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어도어가 2022년 연간 순손실 32억원을 기록한 적자기업이었다고 하지만 뉴진스가 폭풍 성장하면서 흑자전환은 시간문제였다.
거래 1년 만에 민 대표 보유분 가치는 급등했다. 엔터 빅4 중 주가수익배율(PER)이 가장 낮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13배)를 지난해 어도어 순이익(265억원)에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3400억원이 넘는다. 하이브를 비롯한 엔터 빅4(JYP, 와이지, 에스엠) 평균 PER(20배)를 기준으로 삼으면 5300억원에 육박한다. 하나증권은 얼마 전 보고서에서 어도어의 2년 후 연간 영업이익을 1000억원으로 가정하고 PER 20배를 대입할 경우 2026년 기업가치가 2조원에 달할 거라고 예상했다.
어도어의 현재 기업가치를 4000억원 수준으로 가정하면 민 대표의 지분가치는 720억원에 이른다. 11억원 조금 넘는 가격에 인수한 주식이 1년만에 60배 뛴 셈으로, 차익이 700억원이 넘는다.
하이브는 애초 민희진 대표에 연봉 5억원과 스톡옵션을 약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 대표 측이 스톡옵션 세율이 높아 실익이 적다고 항변하자 싼값에 주식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 지분 18%에는 환매청구권이 딸렸다. 원할 때 하이브에 지분을 되팔 수 있다.
하이브와 민 대표 간 법정 공방이 예고된 가운데 민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방시혁 의장 등을 향해 "시×××" "지×" "개저씨(개+아저씨)" "양아치" 등 욕설을 쏟아냈다. "개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했다"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