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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40대 주부 황모씨는 바나나를 사다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먹었는데 다음날 팔과 배 등에 붉은 반점이 생겨 병원에 가보니 약물중독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황씨는 “바나나 껍질에 남아 있는 농약이 피부질환을 유발한 것 같다”고 했다. 바나나는 꼭지 부분에 농약이 특히 많아 껍질 표면의 잔류 농약이 입에 들어가 각종 부작용을 일으킨다.
     
    #2.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집에서 간식으로 싸간 체리를 먹고 모두 토했다. 이씨는 “병원에서 과일에 농약 성분이 남아 있었던 것 같다는 소견을 냈다”고 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바나나를 고르는 시민들의 모습. 뉴스1
     
    국산 사과와 배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과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수입 과일은 농약에 노출될 위험이 국산 과일보다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산 과일은 현행법상 수확 후 농약처리가 금지돼 있지만, 수입 과일은 대량 저장과 장거리 수송 중 곰팡이나 벌레에 의한 병해를 방지하기 위해 수확 후에도 농약을 사용할 수 있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수입 과일은 때깔을 좋게하기 위해 독한 농약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이를 제대로 씻어먹지 않았다가 복통·두통·설사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격이 폭등한 과일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직수입한 오렌지, 바나나 등 수입 과일을 이날부터 대형마트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 바나나 1400여t, 오렌지 600여t 등 수입 과일 2000t 이상을 시장에 공급한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대형마트의 오렌지 매대.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 1월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베트남산 망고에서 기준치를 넘어서는 잔류농약이 검출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 망고에서는 잔류 농약인 ‘퍼메트린’이 기준치(0.01mg/㎏ 이하)보다 8배 넘게 검출됐다. 모기 살충제 등 주성분이기도 한 퍼메트린은 내분비계장애 추정물질이자 발암 가능성이 인정돼 유럽연합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로 반입된 필리핀산 망고에서는 메토미노스트로빈·펜토에이트·프로페노포스 등 기준치를 초과한 잔류농약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총 4310㎏의 망고를 신속히 회수하도록 조치했다.

     

    시중에서는 바나나, 오렌지, 체리, 키위, 망고 등 각종 수입 과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정부가 국산 사과와 배를 대체하기 위해 바나나와 파인애플, 오렌지 등의 수입을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우간다의 한 농장에서 바나나를 수확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1∼2월 바나나 수입량은 6만2502t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2.6% 늘었고, 파인애플은 1만2610t으로 31.5% 증가했다. 오렌지는 9964t으로 129.6% 급증했다.
     

    정부는 수입과일을 3∼4월에도 집중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직수입 품목도 바나나, 오렌지, 파인애플, 망고, 체리 등 5종에서 자몽, 아보카도, 만다린, 두리안, 키위, 망고 까지 포함한 11개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수입과일을 확대하면서 국내 수입과일 점유율이 30%에 달한다. 하지만 장거리 운반 및 보관을 위해 유통과정 중 보존제나 살충제 등 농약을 사용하고, 국가별 농약사용 지침이 달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체리, 포도 등 껍질을 벗기지 않고 씻어먹는 과일의 경우 외부 손상을 막기 독한 농약을 사용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입과일의 품질 검사를 하다보면 품목에 따라 시력저하, 기관지수축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살균제, 살충제, 제초제 등이 검출된다”며 “수입 과일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과일보다 농약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커, 먹기 전 깨끗하게 세척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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