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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뉴스타파는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이 한 부실 기업에 184억 원을 투자하고 그 가운데 46억 원을 김건희의 집사로 불리는 인물이 가져간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뉴스타파가 ‘김건희 집사 게이트’라고 이름 붙인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투자, 특정인에게 막대한 이득이 돌아가는 이 투자에 누가, 왜 돈을 냈는가’입니다. 

     

    이번 주 뉴스타파는 ‘김건희 집사 게이트’ 두 번째 보도를 통해 184억 원을 투자한 기업과 투자·금융기관의 명단을 공개합니다. 투자에 나선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투자 당시 정권과 관련한 ‘현안’이 있었습니다.  

     

     

    ①  김건희 집사, 부실 벤처 앞세워 46억 챙겼다 

    ②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부실은 덮고 180억 졸속 투자

    ③ '사면 초가' 카카오모빌리티의 30억 투자...정권 보험용?

    ④ HS 효성 조현상, 개인 리스크 막으려 회사 돈 35억 동원? 

    ⑤ '신이 숨겨둔 직장' 한국증권금융의 수상한 50억 투자

     

     

    리포트 ③ '사면 초가' 카카오 모빌리티의 30억 투자...정권 보험용? 

     

     

    뉴스타파가 공개하는 첫 번째 기업은 이른바 ‘국민 택시 앱’인 카카오 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수상한 투자에 30억 원을 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숙원은 ‘상장’입니다. 상장만 하면 기업가치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2년차였던 2023년 상장 작업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23년 4월,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제표를 심사했습니다.

     

    상장을 앞둔 회사의 재무제표를 한 번 점검해보는 일반적인 심사였습니다.

     

    그런데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이 부풀려진 혐의, 즉 분식회계 혐의가 포착된 것입니다.

     

    정밀 감리 결과 ‘고의’로 판명이 나면 회사의 숙원이었던 상장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밖에도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여러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었습니다.

     

    2월 14일에는 이른바 ‘콜 몰아주기’ 의혹으로 공정위로부터 237억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2월 28일에는 SM 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이 있었다며 경쟁자인 하이브 측이 금감원에 모회사인 카카오 본사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한 마디로 사면초가였던 셈이죠. 

    카카오모빌리티가 IMS에 투자를 결정한 건 공교롭게도 바로 이 시기였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투자 제안서를 받은 건 2022년 11월에서 12월 경, 투자를 확약한 건 2023년 4월에서 5월 사이입니다.

     

    그리고 실제 투자금 집행은 6월 말에 이루어졌습니다. 투자금액은 30억 원, 전체 펀드 201억 원 (그 중 184억이 IMS에 투자됐습니다.) 중 15%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뉴스타파는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에서도 당시 투자에 반대하는 기류가 있었지만 특정 임원이 김건희 집사인 김 모 씨를 언급하며 투자를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내부 제보를 확보했습니다.

     

    이 임원은 뉴스타파 질의에 “김 씨를 모른다”며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카카오 측 역시 ‘구주 매출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엑시트를 하는 주체가 김건희 집사 김 씨였다는 것은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뉴스타파는 김건희 집사 김 씨가 과거 카카오페이증권의 부사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계열사 부사장까지 지냈던 김 씨의 존재를 모르고 투자를 결정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는 해명일까요?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윤석열 정부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여러 건의 조사와 수사를 받았습니다.

    만약 IMS에 대한 투자가 정권 핵심에 대한 ‘뇌물’이라면 일견 ‘뇌물’의 효과가 그리 신통치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장 핵심적인 이해 관계가 걸린 분식 회계 문제에 대해서는 선처가 내려졌다는 사실입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 회계가 고의였다고 보고 최고 수위의 제재안을 올렸지만 2024년 11월, 금융위는 수개월의 논의 끝에 예상을 깨고 ‘고의’가 아닌 ‘중과실’로 제재 수위를 완화했습니다.

     

    상장이 불가능해지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정말로 윤 정권에 대한 로비의 목적으로 IMS에 투자를 했는지, 그렇다면 그 로비가 성공적이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공교로운 시기에 특정인의 46억 엑시트를 가능하게 한 비정상적인 구조의 투자, 투자금 회수가 극히 어려워보이는 성공 가능성이 낮은 투자에 카카오모빌리티가 과감히 뛰어든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리포트 ④ HS 효성 조현상, 개인 리스크 막으려 회사 돈 35억 동원? 

     

    뉴스타파가 공개하는 두 번째 기업은 재계 순위 60위 권인 HS효성입니다.

     

    효성그룹은 원래 고 조석래 회장 자녀들 사이의 ‘형제 다툼’으로 유명한데요, 지난해 첫째 조현준 씨와 셋째 조현준 씨가 계열 분리를 통해 회사를 나눠가졌고 그 중 셋째 조현상 씨가 지배하게 된 회사가 바로 HS 효성입니다. 

     

    김건희 측근이 지분을 갖고 있던 벤처기업 IMS에 투자한 회사 중에는 HS효성의 계열사가 4곳이나 됩니다.

     

    더클래스효성이 10억 원, 더프리미엄효성이 5억 원, 신성자동차가 10억 원, 효성도요타가 1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이 중 더클래스효성과 신성자동차는 조현상 씨 개인 회사인 에이에스씨가 지배하고 있고, 더프리미엄효성은 신동진이라는 회사의 지배를 받고 있는데 신동진 역시 조현상 씨 지분이 80%입니다.

     

    효성도요타는 HS효성의 자회사인데, HS효성의 지배주주 역시 조현상입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IMS에 투자를 한 모든 효성 계열사의 꼭대기에 단 한 사람, 조현상 씨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IMS에 투자를 결정한 시기, 조현상 회장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18년 동안 그의 오른팔 노릇을 하며 비리와 불법에 개입해온 최측근이 뉴스타파를 찾아와 관련 의혹을 제보한 겁니다.

     

    실제로 뉴스타파는 2023년 2월과 5월 사이 그의 제보를 바탕으로 조현상 회장의 차명 회사 소유 의혹과 계열 금융사 자금의 사적 전용 의혹 등을 연속 보도했습니다.

     

    HS효성 계열사들이 IMS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건 같은해 4월에서 5월 사이입니다.

    조현상 최측근의 제보가 있었던 시기와 겹칩니다. 특히 HS효성 계열사들은 IMS 투자를 위해 결성된 투자조합에서 모두 ‘후순위’ 조합원이었습니다.

     

    후순위 조합원은 회사가 청산될 경우 가장 마지막에야 투자금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큰 위험을 감수한다는 뜻입니다. 

     

    대주주 조현상이 처한 일촉 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김건희 최측근이 지분을 가진 회사에 투자를 결정한 HS효성, 그 대주주인 조현상 씨는 위기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습니다. HS효성 계열사의 IMS 투자 8개월 뒤인 2024년 2월, 공정위는 제보자 A씨가 폭로한 사안에 대한 조사 및 의결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계열사 신고 누락에 따른 경고. 징계 처분 중 가장 가벼운 수준이었고 검찰 고발도 하지 않았습니다.

     

    공정위 처분과는 별개로 뉴스타파에 나온 의혹을 보고 충분히 조현상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등을 ‘인지 수사’할 수 있었던 경찰과 검찰 등 수사 기관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리포트 ⑤ '신이 숨겨둔 직장' 한국증권금융의 수상한 50억 투자

     

    법에 따라 국내 모든 주식 매매 대금 관리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사실상의 공기업, 한국증권금융도 지난 2023년 김건희씨 최측근 김모 씨가 지분을 가진 벤처기업 IMS에 5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투자자별 출자금 중 가장 많은 금액입니다. 김건희씨 측근의 수익 실현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셈입니다. 이 의문의 투자에 돈을 댄 한국증권금융은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한국증권금융이 투자한 50억 원 등 벤처기업 IMS로 흘러간 투자 자금 흐름.

     

     

    뉴스타파는 또 한국증권금융, 키움증권, 신한은행 등 총 5개 투자·금융기관이 펀드 투자금 절반에 해당하는 100억 5천만원을 투자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한국증권금융은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입금해 둔 돈이나, 팔고 난 후 계좌에 들어오는 돈 등 모든 증권사의 주식 매매 대금을 관리하는 회사입니다. 증권사에 대한 대출 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법으로 보장 받은 수익 구조를 통해 키운 자산 규모는 2024년 연말 기준 98조 2,867억 원에 달하고, 자기 자본도 3조 8,248억 원에 이릅니다. 

     

    사실상의 공기업에 해당하는 한국증권금융은 그 공신력 때문에 투자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실제로 뉴스타파가 취재한 IMS 투자자들은 투자를 결심하게 된 배경으로 ‘한국증권금융의 투자’를 꼽기도 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증권금융이 ‘1대 투자자’였던 IMS 펀드 투자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투자자에게 훨씬 유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실익이 없는 김건희 측근 김 모씨의 주식을 일부러 끼워서 사 준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펀드 운용사 측은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조건이 아니었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크게 설득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IMS가 투자금을 받아간 2023년, 자회사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사실도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사실상 사기”라고까지 평가되는 IMS 투자를 검토하고 결정한 한국증권금융 당사자는 매우 곤란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뉴스타파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질의서를 보냈지만 한국증권금융은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한국증권금융 측이 해당 사안을 조사 중인 국회 정무위 소속 김승원 의원실과 나눈 면담에서, ‘정상적인 내부 심사를 통과한 투자’라는 취지로 답변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여전히 의문을 해소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합니다. 

     

    뉴스타파는 한국증권금융(50억 원) 외에도 신한은행이 30억 원, 키움증권이 10억 원을 투자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투자 당시 신한은행은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었고, 키움 증권은 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여파로 심각한 오너리스크가 발생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밖에도 제이비우리캐피탈(10억 원), 자동차 부품회사인 유니크(10억), 홍준표 테마 종목으로 유명한 철강회사 경남스틸(10억 원) 한컴밸류인베스트먼트(5천만원) 등이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김건희씨 측근이 주주로 있던 벤처기업 IMS에 2023년 6월 투자한 기업과 투자·금융기관들은 총 184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날릴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취재했던 ‘사실상 실패’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오히려 ‘태연’했습니다. 

     

    이들이 돈 대신 다른 대가를 받은 것은 아닌지, 김건희씨를 비롯한 권력층과의 부당 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결정적 계기가 됐던 미르 재단이 겹쳐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뉴스타파는 진실이 밝혀지고 그에 합당한 처분이 내려질 때까지 ‘김건희 집사 게이트’를 계속 취재하겠습니다. 

     

     

    벤처기업 IMS에 투자한 기업 및 금융기관 명단

     

     

    https://youtu.be/lmHHNeNV_eU?t=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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