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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수현(왼쪽)과 이제훈. 사진 스포츠경향DB



    김수현 다음은 이제훈. 경쟁이 아니다. ‘배턴터치’로 봐야 한다.

    지난주 금요일, 4월20일은 상반기 안방극장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있었던 하루였다. tvN 주말극 ‘눈물의 여왕’ 13회가 방송됐고, MBC 새 금토극 ‘수사반장 1958’의 2회가 방송됐다.

    왜 첫 회도 아닌 2회를 분수령으로 꼽았는지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따져보면 이유는 분명했다. 현재 주말 안방극장의 ‘1강’으로 활약하고 있는 ‘눈물의 여왕’과 야심작으로 꼽히고 있는 새 드라마 ‘수사반장 1958’이 같은 날 처음 방송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둘 다 영향을 받았다. 바로 전주 14일 12회에서 처음으로 20% 시청률을 넘어선(이하 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눈물의 여왕’은 20일 20.2%를 기록하며 12회의 20.7%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수사반장 1958’ 역시 19일 첫 회에서는 10.1%(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의 시청률이었지만 2회에서 7.8%로 역시 하락했다.

    배우 김수현 주연의 tvN 주말극 ‘눈물의 여왕’ 주요 장면. 사진 tvN



    이유는 두 드라마가 붙어있기 때문이다. 토요일 ‘눈물의 여왕’이 오후 9시20분 시작하면 단 30분 만인 9시50분 ‘수사반장 1958’이 방송을 시작한다. 결국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보던 ‘눈물의 여왕’을 계속 보느냐 ‘수사반장 1958’로 채널을 돌리느냐의 기로에 선다. 극 하반기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눈물의 여왕’을 지키는 것으로 시청자의 선택이 이동했고, 그 전날 ‘눈물의 여왕’이 없는 틈을 타 두 자릿수 시청률을 올린 ‘수사반장 1958’은 2%포인트가 넘는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단순히 두 작품의 대결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면 이는 ‘제로섬’ 게임에 가깝다. 서로의 시청률 상승치는 고스란히 서로의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는 ‘배턴터치’에 가깝다. ‘눈물의 여왕’은 곧 막을 내린다. 그 자리는 그대로 ‘수사반장 1958’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눈물의 여왕’은 김수현과 김지원 주연으로, 예전부터 위트를 포함한 로맨틱 코미디에 강점을 보였던 박지은 작가의 작품이다. 그가 ‘별에서 온 그대’ ‘사랑의 불시착’ 등 많은 작품에서 그려온 ‘완벽한 주인공’ ‘극악의 악역’ ‘차진 조연’ 구도를 그대로 살려내며 인기에 불을 지폈다.

    배우 이제훈 주연의 MBC 금토극 ‘수사반장 1958’ 주요 장면. 사진 MBC



    ‘수사반장 1958’은 이에 비해 정통 수사물의 계보를 잇고 있다. 1971년부터 1989년까지 MBC에서 방송된 ‘수사반장’ 시리즈의 프리퀄(이전 서사를 다룬 작품)이다. 이미 최불암이 연기했던 박영한 형사 역을 배우 이제훈이 맡는다는 사실부터 큰 화제가 됐다.

    ‘눈물의 여왕’은 극의 절정에 해당하는 홍해인(김지원)의 뇌수술이 끝났고, 본격적으로 기억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그의 서사가 시작됐다. 백현우(김수현)는 누명을 쓰고 구치소에 수감됐고, 홍해인이 기억을 잃은 틈을 타 야욕을 완성하려는 윤은성(박성훈)의 계략이 본격화됐다.

    ‘수사반장 1958’은 시작부터 굵직한 서사를 그대로 드러냈다. 초반 형사가 된 손자를 만나는 원작 박영한 역 배우 최불암이 등장하는 깜짝 카메오 장면에 이어 시계를 1958년으로 돌려 시골의 소도둑 전문 형사에서 도시의 형사로 거듭나는 박영한(이제훈)의 이야기를 다뤘다.

    배우 김수현. 사진 스포츠경향DB



    여기에 원작에 김상순이 연기했던 김상순 역을 이동휘가 故 조경환이 연기했던 조경환 역으로 최우성이 등장했다. 과거 향수에 젖는 시청자들에게는 과거 배우들과 지금의 배우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건넸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두 드라마의 배턴터치는 현재 대한민국의 30대 배우들을 대표하는 두 ‘별’의 배턴터치라고 해야 할 듯하다.

    김수현은 2015년 히트작 KBS2 ‘프로듀사’ 이후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다소 침체했던 성적을 무려 9년 만에 대한민국 정상급으로 되돌려놨다. 서울 법대 출신에 잘 생기고 매너 좋으며 마음씨도 착한 백현우 역을 빼어나게 소화하면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이제훈 역시 30대 배우를 대표하는 이름이다. 이미 ‘시그널’과 ‘모범택시’를 통해 수사물에 진가를 보인 그는 최불암이라는 선배 배우의 발자취가 묻은 박영한이라는 큰 역할을 부담감 속에서도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헤쳐가면서, 역시 캐스팅에 있어서는 대안이 없었음을 증명했다.

    배우 이제훈. 사진 스포츠경향DB



    ‘눈물의 여왕’이 이번 주 일요일인 28일 방송을 끝내고 나면, 당분간 주말극의 판도는 ‘수사반장 1958’의 중심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SBS ‘7인의 부활’이 부침을 계속하고 있고, tvN의 후속작인 ‘졸업’ 역시 정려원, 위하준의 시너지 효과가 아직 검증 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청자들은 김수현 후 이제훈을 자연스럽게 택할 공산이 크다. 서로 다른 장점과 매력이 있지만,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는 점에서 똑같은 두 배우. 김수현에게서 이제훈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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