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OSEN=김채연 기자] 연예계에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킨 스타가 처음도 아닌데, 김호중은 역대급 환장 퍼포먼스로 대중을 기만했다. 사고부터 대처, 경찰 조사에 이르기까지 김호중의 행적을 돌아보며 그가 대중의 분노를 불러온 이유를 살펴봤다.
# 첫 번째, 공연은 인질? 거짓말 일삼더니 콘서트 끝나니 음주 운전 인정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에 있던 택시와 충돌한 뒤 현장을 달아났다. 이에 매니저가 김호중과 옷을 갈아입고 경찰서에 가서 자신이 운전했다고 자수했으나 경찰 조사 끝에 운전자가 김호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김호중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가, 17시간이 흐른 뒤 경찰서에 찾아가 조사를 받았다. 특히 김호중은 사고 직후 경기도 한 호텔로 이동했고, 근처 편의점에서 캔맥주 4캔을 구입한 흔적도 발견됐다.
김호중 측은 음주 운전 의혹에도 거듭해서 음주 사실을 부인했다. 심지어 한 매체에서 사고 전 CCTV를 공개하며 “김호중이 휘청였다”고 보도하자, 소속사 측에서 입장문을 내며 “김호중은 유흥주점에 지인에게 인사차 들렸을 뿐, 음주를 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 ‘휘청이다’ 등 주관적인 표현을 사용한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호중은 사흘 뒤인 19일, 창원 콘서트를 마친 뒤 음주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김호중은 “음주 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면서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께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측 역시 “자사 아티스트 김호중 논란과 더불어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사고 후 열흘간 음주 사실을 부인하던 김호중 측은 창원 공연이 끝나자마자 음주 운전을 인정하면서 팬들과 누리꾼들에게 “공연 환불해 주기 싫어서 그랬네”, “공연이 인질인가. 끝나자마자 음주 인정이라니” 등의 반응을 얻으며 비난을 받았다.
[OSEN=최규한 기자]김호중이 경찰 조사를 마치고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4.05.21 / dreamer@osen.co.kr
# 두 번째, 전말 알고보니 더 골때리는 김호중과 소속사의 대처
김호중의 음주 운전보다 대중이 기가 막힌다고 생각한 것은 소속사의 대처였다. 김호중의 음주 운전 사고 이후 소속사는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김호중과 매니저는 옷을 바꿔입고 거짓 자수를 했고, 본부장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훼손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은 물론, 김호중이 사고 전후로 이용한 차량의 메모리카드도 사라진 것에 대해 조사 중이며, 본부장은 경찰조사에서 메모리카드에 대해 “삼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호중은 물론,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소속사 본부장, 거짓 자수한 매니저를 상대로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졌으며, 경찰은 김호중과 소속사 대표, 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김호중 측은 구속영장 신청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콘서트를 일정대로 소화하겠다는 생각이다. 김호중 측은 구속영장 신청에도 불구하고 콘서트를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공연 제작사 측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OSEN=최규한 기자]가수 김호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0.08 / dreamer@osen.co.kr
# 세 번째, 대중만 화났나? 검찰도 뿔났다. ‘김호중법’ 생길까
김호중의 음주 운전과 대처에 화가 난 건 대중뿐만이 아니다. 김호중의 음주 사고에 경찰과 검찰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20일 대검찰청은 “최근 피의자, 피고인과 사건관계인이 범죄 후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형사사법 체계를 무너뜨리는 시도가 이어져 국민 염려가 커지고 사법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대검찰청이 제시한 사례로는 △음주 운전·교통사고 운전자 바꿔치기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 △법률상 용인되는 진술 거부를 넘어선 적극·조직·계획적 허위 진술 △진상 은폐를 위한 허위 진술 교사·종용 △증거 조작과 증거인멸·폐기 △위증과 증거위조 △경찰·검찰·법원에 대한 악의적 허위 주장 등이 해당한다.
대검찰청은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에 대해서도 형사 처벌 규정을 신설해 법무부에 입법을 건의했다. 이는 음주 운전자가 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사고 후 의도적으로 추가 음주를 하는 경우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에 대한 입증 부족으로 무죄가 선고되는 처벌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입법 건의안을 보면 음주 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켰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음주 운전이 발각될 것을 면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추가 음주 행위를 할 경우 음주측정거부죄와 동일한 형인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OSEN=고양, 최규한 기자]가수 김호중이 무대를 펼치고 있다. 2022.08.30 / dreamer@osen.co.kr
검찰총장의 이러한 입법 건의는 김호중과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오죽하면 이번 입법 건의안이 ‘김호중법’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특히 김호중이 거주지 대신 경기도 호텔 인근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산 것에 대해 경찰의 음주 측정을 속일 목적으로 일부러 추가 음주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 같은 추가 음주를 비롯해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 계획적 허위 진술과 진상 은폐, 증거인멸 등 사법방해 행위에 엄정 대응하라고 이날 일선 검찰청에 지시하기도 했다.
경찰 역시 김호중과 관련해 입장을 분명히 했다. 20일 김호중 법무대리인 측은 “경찰과 일정을 조율해 오늘 오후 김호중이 자진 출석해 조사받고 국민들에게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었으나 경찰 측 사정으로 조사가 연기됐다”고 입장문을 발표했으나, 경찰은 김씨 측과 출석 일정을 조율해 확정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다음날인 21일 오후 2시 김호중은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수많은 취재진이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기다렸으나, 김호중은 이를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경찰서에 들어갔다.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신축 경찰서는 설계 때부터 피의자가 지하로 출석할 수 있도록 한다. 피의자에게 특혜를 줬다거나 본인이 (지하로 출석하겠다고) 특별히 요청한 것은 아니다. 평상시 진행하던 대로 했다”면서 특혜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3시간의 조사가 끝나고도 김호중은 취재진 앞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취재진 앞에 설 수 없다며 기자들이 사라질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고 버틴 것. 결국 김호중은 조사 종료 6시간 만에 경찰서를 나왔고, 취재진에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 죄송하다”고 전한 뒤 차를 타고 경찰서를 떠났다.
김호중의 음주 운전 사건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