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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세적 반등’으로 보긴 어려워”
금융 변수 중요한데... “통화량 안 늘고 고금리 여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2년6개월만에 최다치를 기록하면서 매수 심리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거래량 변화는 시장 분위기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지만, 거래량 증가가 반드시 ‘시장 반등’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모습. /연합
26일 부동산R114 등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039건에 달한다. 계약 이후 신고 기간이 월말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4월 말 기준 거래량은 그 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8월 3899건에서 특례보금자리대출이 종료되면서 매달 감소하다가 12월엔 1824건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 1월 2568건, 2월 2511건 거래됐다가 3월에 쑥 올라왔다.
경기도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3월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9777건이다. 경기도 거래량은 지난해 8월 9957건에 이어 9월 8911건, 10월 7212건, 11월 5845건, 12월 5651건으로 감소했다가 올해 들어 다시 회복했다.
거래량 증가는 주택시장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매수 심리도 증가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4월 넷째주(22일 기준)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89.8로 전주(89.3) 대비 0.5포인트(p) 올랐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고,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다.
거래량이 증가한 이유로는 신생아특례대출 출시 여파로 전세수요가 늘었다는 점이 꼽힌다. 올해 1월 29일 출시된 신생아특례대출은 단순히 주택 구매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세대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저리로 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해 전세수요가 몰린 것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입주 물량 자체가 많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월평균 수도권 입주 물량은 1만2222가구다. 4월 입주물량은 5528가구로, 평균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작년 동기 대비 –60.1%, 올해 3월보다 -69.8% 줄어든 물량이다.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은 653가구 입주해 물량 감소 폭이 큰 편이다.
분양가 급등도 한 몫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비싸다보니 아예 급매로 나온 아파트를 사려는 실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남구와 서초구 등을 중심으로 급매가 올해 1월부터 소진되면서 3월부터 반등장(변곡점)이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했다. 통화량이 늘지 않았고 고금리도 여전해 주택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여전히 좋지 못하다는 점에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택시장에 미치는 금융변수는 협의·광의통화량과 가계대출, 기준금리인데 통화량 증가세는 극히 미미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졌다”고 했다. 박 수석은 “요즘 부동산이 실수요보다 투자 상품화하면서 금융변수 비중이 높아졌다”며 “유동성이 받쳐주지 못하는 이상 거래량 증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