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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를 찾은 한 여성 관광객이 유명한 동상에 매달려 음란한 행위를 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공분을 사고 있다. 몰려드는 관광객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오버 투어리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최근 ‘웰컴 투 플로렌스(피렌체의 영어 표기)’라는 SNS 계정에는 피렌체 시내에서 로마 신화의 ‘술의 신’인 바쿠스의 동상에 한 여성이 매달려 추태를 부리는 영상이 올라왔다.
특히 BBC는 이 여성이 동상 위에 올라가 입을 맞추는가 하면 왼쪽 다리를 걸치고 끌어안고 몸을 비비는 등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동작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이탈리아 시민들은 격분했고, 게시물 댓글은 이 여성 관광객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뒤덮였다. 일각에서는 "문제의 여성 관광객을 찾아 체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시민은 "문화유산의 도시인 피렌체를 놀이터인 디즈니랜드로 바꾸려 한 시도의 결과"라며 이 관광객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문화유산을 홍보하는 단체를 이끄는 파트리치아 아스프로니는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무례와 야만의 반복적인 쇼"라면서 "(이같은 행위는)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피렌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도시인 탓에 지난해 6월에서 9월까지 총 150만 명이 이곳을 찾았다. 피렌체의 인구(38만명)의 4배에 육박한다. BBC는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피렌체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1월에는 피렌체의 보행자 전용 베키오 다리에서 미국인 관광객이 차를 운전하다 적발됐다. 이 미국인은 다리 위에서 운전한 혐의로 500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지난달 한 네덜란드 관광객은 이탈리아 남부를 여행하던 중 고대 로마시대 문화재에 낙서를 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또 작년 로마에서는 스위스와 독일 등에서 온 10대들과 영국의 한 20대 관광객이 각각 콜로세움 구조물에 이름을 쓰다 붙잡히는 일도 있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거리에서 주민들이 관광객들을 향해 물총을 쏘고 있다. 인디펜던트 영상 캡처
세계적인 관광 도시가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는 ‘오버 투어리즘’에 대한 반발은 전세계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지난 7일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대규모 관광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호텔 등을 봉쇄하고 관광객들을 향해 물총을 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