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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료 살리려면 2000명 증원
의대생 1명 교육비, 등록금 두배
지역 수요 예측해 과장없이 써내
“의대 정원을 기존 142명에서 240명으로 늘려달라고 신청했습니다. 지역 수요를 예측해 과장 없이 제시한 수치입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이 12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솔 기자
12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2027년 문을 여는 전북대병원 군산분원(500개 병상 규모)을 운영하려면 의사가 최소 120명 필요한데 현재 정원으로는 절반도 채울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총장은 전북 지역의 의료 붕괴 위기를 막기 위해 의대 증원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전북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2.09명으로 전국 평균(2.22명)에 비해 적다”며 “지역민은 큰 병이 생기면 1시간 넘게 떨어진 전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는 “의대생 1명당 투입되는 연간 교육비는 학비의 두 배인 약 1200만원이다. 등록금을 더 벌려고 증원 신청하는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양 총장은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 정책에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역에 필요한 의료 인재를 양성해 적어도 의사가 부족해 지역을 떠나는 인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거점대학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대학본부의 공격적 증원 요청에 반발해 현재 전북대 의대 교수들은 집단 사직을 예고한 상태다. 이달 9~10일 자체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북대 의대 및 전북대병원 소속 교수 82.4%가 사직서 제출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의료 교육의 질 저하를 문제 삼고 있지만 대학본부는 의대 교육 여건을 확충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양 총장은 “2025학년도에 신입생을 받으면 이들이 본과에 가기까지 지금부터 3년의 시간이 있다”며 “시설은 이미 작년 말 의대 4호관을 신축해 160명을 동시에 가르칠 공간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교수도 늘릴 계획이다. 그는 “대학교수를 120명에서 180명으로, 기금교수는 30명에서 60명으로 확충할 예정”이라며 “정부에서도 의료 교육에 투자해 교수를 늘린다고 했고, 학교 차원에서도 선제적으로 재원을 확충해 교육의 질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북대는 학사 일정을 오는 22일까지 미뤄둔 상태다. 양 총장은 “돌아오지 않을 경우에 대비하기보다 매일 만나 소통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