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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제적 부양하고 있다' 33.9%
'경제적 부양 부담 느껴' 39.2%
사전 노후 준비, 저소득층 지원 필요
회사원 한모씨(33)씨는 모친과 따로 살고 있지만, 월 60만원씩 생활비를 보낸다. 몇 년 전 부친이 돌아가신 뒤로 본인 말고는 부양할 가족이 없기 때문이다. 한씨는 “지방에서 올라와 살다 보니 사실상 두 집 살림이 됐다”며 “숨만 쉬어도 돈이 없다. 결혼은 이미 포기한 지 오래”라고 한숨을 쉬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국민 10명 중 3명은 부모님을 직접 모시고 살거나 따로 살더라도 경제적으로 부양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부양이 의무가 아니라는 생각은 많아졌지만, 가족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게 자식들이 마주한 현실이다. 결국 부모들의 사전 노후 준비와 저소득층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2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총 7865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부모 부양의 책임은 자식에게 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는 21.39%, ‘반대한다’는 49.14%, ‘동의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는 29.47%였다. 15년 전 절반 이상이 부모님 부양은 자식의 몫이라고 응답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사회적 인식 변화와 반대로 현실은 냉혹하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부모 부양 및 간병에 대한 인식 조사를 했더니 ‘현재 경제적 부양을 하고 있다’는 응답이 33.9%로 집계됐다. 월평균 금액은 30만원(22.1%), 20만원(19.5%), 50만원(17.7), 10만원(10.3%), 40만원(5.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상당수는 부모님 부양을 부담스러워했다. 실제 ‘부모님을 경제적으로 부양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편’이라는 응답은 39.2%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부모님 지원을 하는 이유는 자식 된 도리이자(58.1%, 중복응답), 지금껏 경제적 지원을 받아왔기 때문(42.8%)이라는 등 '도덕적 의무'로 여기는 인식이 많았다.
부모님의 건강 악화로 인한 간병에 대한 걱정도 높았다. 부모님의 건강이 안 좋아질 경우 부모 부양의 심리적 부담(동의율 75.9%), 경제적 부담에 대한 걱정이 크다(동의율 72.5%)고 답했다. 간병비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 같다는 응답도 85.4%에 달했다. 이모씨(36)는 “어머니가 고혈압, 당뇨를 앓고 계셔서 걱정이 많다”며 “앞으로 병원비가 점점 더 많이 들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모 세대가 자신들이 번 돈으로 노후를 책임지겠다는 의식으로 살아가야 한다”며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지만 국가가 다 책임지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