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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미사일·드론 200여대 발사…군사시설 겨냥 대부분 요격 성공
    네타냐후 안보리 소집…'이스라엘 엄호' 바이든 "對이란 공격은 안돼"
    이란이 영사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무더기로 발사한 14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아슈켈론에서 이를 요격하기 위한 대공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2024.04.1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조소영 정윤영 강민경 기자 = 이란이 14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한 지 약

     

    5시간 만에 관련 공격을 모두 공식 종료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날린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는 대부분 국경 밖에서 요격돼 민간의 피해는 미미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시아파 맹주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 본토를 전면 공격한 건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처음인 데다, 이스라엘이 '전례 없는 대응'을 예고하면서 양측의 충돌이 다시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군사적 대응을 만류했다.

     

    이날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다마스쿠스 영사관이 공습을 받은 데 대한 보복이 "결론이 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만약 이스라엘 정권이 또 한번 실수를 한다면 이란의 대응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동맹인 미국을 향해선 양국의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도 현지시각으로 이날 오전 3시 30분을 기점으로 주민들에게 내린 방공호 대피 준비 권고를 해제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0쯤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드론이 자국 영토에 떨어질 것에 대비해 동부 점령지 골란고원과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디모나·에일라트 일대 주민들에게 방공호 대피를 준비할 것을 권고했는데, 추가 위협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이를 철회한 것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이 공습받아 건물이 무너지고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11명이 숨졌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이번 공격의 배후로 지목했다. 2024.04.01/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전문가들 "중동 긴장 최고조에 달했지만…이스라엘, 즉각 대응하진 않을듯"

    이란의 공격이 일단락되면서 공은 현재 이스라엘로 넘어온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즉각 이란 영토를 상대로 보복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피해 상황 파악에 주력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미 워싱턴 소재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미국 대서양협의회(Atlantic Council)에서 중동 지역과 관련해 비상임 연구원 등으로 역할하고 있는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결과와 상관없이 양국 관계에서 전례가 없는 사건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지역 전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같은 곳에서 중동 안보에 대해 연구 중인 다니엘 E. 무튼 비상임 선임 연구원은 "앞으로의 상황은 이란 공격의 상대적 성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이란의 공격이 지나치게 성공적이라면 이스라엘은 대응할 것이다. 이 피할 수 없는 대응에는 미국도 포함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지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간 이란이 대리인들을 앞세워 이스라엘과 '그림자 전쟁'을 해왔던 것에서 '직접 대응'으로 입장을 전환하고, 이스라엘 또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하마스)와의 전쟁 장기화로 내부 정치 상황이 요동치고 있는 등의 배경을 짚어본다면 이번 갈등이 향후 고조(에스컬레이션·escalation)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나단 파니코프 중동 지역 정보 전문가는 "이란의 이번 대응은 '에스컬레이션 사다리'를 위로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다리를 없애버리는 것"이라며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를 통해 양국 간 오랜 한계선을 무너뜨리고 이스라엘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직접 대응하고, 이란 본토에 대한 보복의 위험을 감수하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이란은 지금까지 상대국 영토를 직접 공격하지 않았다. 이란은 이른바 '저항의 축'이라 불리는 예멘 후티반군과 레바논 헤즈볼라, 시리아·이라크 민병대 등을 통해 이스라엘을 공격했고, 이스라엘 역시 역외에서 이란 요원을 암살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스라엘군이 평가한 피해 상황은 크지 않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새벽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은 모두 200대 이상이지만 대부분은 국경 밖에서 요격됐다고 밝혔다. 일부는 낙하했지만, 소녀 1명이 부상하고 기지 1곳이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스라엘 측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드론 185대와 순항 미사일 36기 △지대지 미사일 110발을 발사했지만, 대부분 요격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 YNET은 이스라엘군 관계자를 인용해 요격 성공률이 99%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언론은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의 공군기지가 타격을 입었다고 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배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04.14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이란 대리세력 가세에 美·英 전투기 발진…바이든 "이스라엘 승리, 美 참전 않겠다"

    이날 이란의 보복 공습에 맞춰 이스라엘과 오랜 기간 분쟁 중인 레바논 레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도 공격에 가세했다.

    레바논 헤즈볼라는 골란고원에 있는 이스라엘 국방군(IDF) 방공본부 기지를 향해 로켓 수십 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로켓이 이 공격으로 피해나 부상이 보고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예멘 후티 반군도 이란의 보복에 맞춰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란에 의한 직접 공격은 현재로선 일단락됐지만 골란고원과 이스라엘 복부에선 레바논 일대 헤즈볼라가 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포가 산발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영국은 전투기를 발진해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상공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이란 무인기 약 200기를 격추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는 미군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미국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이란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육군도 미국과 영국의 지원으로 드론 100대 이상이 이스라엘 영토 밖에서 요격됐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과의 적대 상황을 논의했다. 통화에 앞서 주재한 전쟁 내각 회의에선 "전례 없는 대응 계획"을 승인했다고 현지 매체 채널12 등이 전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란 규탄을 위한 회의 소집을 요구했고, 안보리는 이를 받아들여 뉴욕 유엔본부에서 현지시각으로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각 15일 오전 5시) 긴급 회의를 개최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감정적 대응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CNN 방송은 미 고위 관료를 인용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은 대체로 실패했고, 이스라엘의 우수한 군사 능력을 입증했기 때문에 오늘 밤 승리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어떠한 공격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미국은 참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외교적 대응을 논의하는 차원에서 주요 7개국(G7) 회의를 소집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상황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습과 관련해 국가 안보팀 구성원들과 회의를 가지고 있다. 2024.04.13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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