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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사고현장에 한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며 헌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사거리 교통사고 사상자 가운데 서울시 공무원 3명이 포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시는 침통한 분위기다. 고인과 함께 근무했던 공무원들은 침묵 속에 고인을 애도하는 모습이다.

     

    사고 당일 시청 공무원 3명은 시청 인근 식당에서 식사 후 야근하러 귀청하던 도중에 횡단보도에서 대기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들은 모두 세무직 출신이거나 현재 세무과에서 근무하는 동료 공무원이었다.

     

    동료 공직자 참변에 침통한 서울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과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1일 오세훈 서울시장 규탄 등을 촉구하며 전동행진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 관계자는 “세무직 출신이지만 5급 승진하면서 행정직으로 전환한 김모(50)사무관이 세무과에서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과 격려 차원에서 저녁을 같이 먹은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 중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경상자는 2일 퇴원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김 사무관은 1일 새벽 6~7시쯤 출근했다. 이날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청 본청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여는 날이었다.

     

    김 사무관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인근에서 오 서울시장 규탄대회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새벽같이 출근했다고 한다.

     

    김 사무관은 청사 방호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새벽 댓바람에 출근해서 야근까지 서기 위해 청사로 복귀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그가 이끄는 부서는 사고 당일 ‘이달의 우수 팀’으로 뽑혔다. 시청 행정국은 월 1회 가장 성과가 우수한 부서를 포상하는데, 6월은 김 사무관이 이끄는 팀을 선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김 사무관이 팀장이기 때문에 사실상 그가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은 이태원 분향소 철거 업무도 담당했다. 서울광장에 499일 동안 불법 설치했던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지난달 16일 문을 닫도록 하는데 공로가 컸다고 한다.

     

    그가 근무했던 팀 관계자는 “합동분향소 철거 과정에서 쓰레기가 대량으로 배출했는데, 김 사무관이 새벽부터 나와 직접 쓰레기를 하나하나 주우면서 정리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합동 분향소에서 출발한 유가족들이 영정을 들고 을지로 1가 부림빌딩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날 분향소는 서울광장에서 부림빌딩 1층 실내로 이전했다. [연합뉴스]

     

    같은 날 오후에는 또 다른 포상 소식이 들려왔다. 서울시에서 선정하는 ‘동행매력협업상’ 수상자로 김 사무관 팀이 결정됐다.

     

    동행매력협업상은 시청 부서 간 협업을 통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시정 핵심가치를 실현하고 성과를 제고한 부서에 주어지는 상이다.

     

    김 사무관은 서울시가 서울광장에 설치한 서울야외밤도서관 행사가 원활히 진행하는 데도 기여했다. 행사 진행 과정에서 김 사무관은 야간에 시민이 야외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서울광장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루에 큰 상을 2개나 받을 정도로 ‘운수 좋은 날’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변을 당해서 가슴이 찢어진다”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도 “김 사무관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열정적인 모범 공무원”이라고 기억하며 “수백명에 달하는 청사 방호·청소 인력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 덕분에 과거 38세무징수과 시절부터 가는 곳마다 탁월한 성과를 냈다”고 기억했다.

     

    6급 승진 유력인데 참변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과학수사대가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와 함께 식사하다 참변을 당한 윤모(30·7급)주임도 업무처리만큼은 탁월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그와 함께 일한 상사는 “조용히 맡은 일을 잘하던 후배”였다며 “예산과는 기본적으로 일 못 하면 올 수가 없는 자리인데 그곳에서 굉장히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세무과에 왔다”고 말했다.

     

    윤 주임은 2020년 7급 지방직 공개채용을 거쳐 서울시에 입직했다. 직업 시작한 지 채 5년이 안 된 데다 인사 기록상 미혼으로 알려져 더 안타까워하는 동료가 많았다.

     

    특히 그는 연말 6급 승진이 유력했다. 세무직 7급으로 근무한 지 5년 차인 데다 6급 승진 서열 9번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로썬 세무직 6급 승진이 몇 자리 나올지 미정이고 서열 1번이더라도 인사위원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통상적인 범위에서는 6급 승진 대상 후보군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참석한 뒤 이들을 문상할 예정이다. 서울시 부시장단은 이들 빈소가 차려진 세브란스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일하는 것밖에 모른다는 평가를 받던 공무원들이 떠나가 황망해 하는 공무원이 많다”며 “장례식장에 들러 유족을 위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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