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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신 술집도, 사고를 낸 자동차도, 선임한 변호사도 모두 초호화 였다. 생활고를 감내하며 무대에 서서 노래할 날 만을 꿈꾸던 그 김호중은 없었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음주 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그가 당일 방문했던 유흥업소가 일명 ‘텐카페’라 불리는 회원제 유흥주점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7일 JTBC는 “김호중이 지난 9일 방문한 곳은 여성 접객원이 나오는 고급 유흥업소로 회원제로 운영된다고 홍보하는 룸살롱”이라고 밝혔다.
해당 업소의 소개글에는 “강남 XX텐프로”라며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국대급’ ‘유흥메카 강남 지역구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 ‘멤버쉽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중요한 비즈니스를 성사시키기 위해 많이 찾으시지만 술 한잔이 문득 생각나실 때에도 찾아갈수 있는 즐겁고 편안한 자리’”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 업체 종업원은 취재진에 “경찰에서 다 왔다가고 얘기 다 했다. 가시라”며 방문을 막았다.
앞서 김호중이 사고 당시 타고 있던 자동차가 최소 3억원대의 ‘벤틀리 벤테이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 받았다. 여기에 김호중은 사건 변호인으로 조남관 전 검찰총장 대행을 선임한 사실도 알려졌다. 초호화 전관이며 거물급 변호사를 선임한 것. 이에 누리꾼 사이에서는 그가 과거 생활고를 호소했던 사실이 재조명됐다.
김호중은 10대 이전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다 할머니의 “똑바로 살라”는 유언에 마음을 다잡고 성악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자신의 재능을 살려 SBS ‘스타킹’에 출연해 유럽 유학의 기회를 얻은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뛰어난 실력에도 그는 경제적으로 궁핍했다.
김호중은 몇 년 전까지 생활고를 호소할만큼 어려운 생활을 했다. 그러다 2020년 TV조선 경연 프로그램‘미스터트롯’ 출연 이후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큰 팬덤을 끌어모으고 경연에서 4위를 차지한 그는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고 ‘트바로티(트로트+파바로티)’라는 독보적인 자신만의 분야도 개척했다.
빠르게 인생 역전을 이뤘지만,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김호중. 방송계와 광고계는 김호중을 빠르게 손절하고 있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출발했다. 김씨 매니저는 사고 3시간 뒤 본인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진술을 했다. 김호중은 경찰의 추궁 끝에 자신이 운전자라를 사실을 시인하고 사고후 17시간 뒤에 음주 측정을 받았으나 음성이 나왔다. 이때 매니저가 김호중이 사고 당시 입던 옷을 입고 경찰에 찾아간 사실이 알려져 논란은 거세졌다.
당초 공황장애 때문에 사고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으며, 매니저 A씨가 자의로 대신 운전대를 잡았다고 경찰에 허위자백을 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그는 사고 200m떨어진 지점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누군가와 전화통화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이후 집으로 귀가하지 않고 또 다른 매니저B씨의 차를 타고 경기 지역의 한 호텔에서 머물고 17시간 뒤 경찰에 출석했다. 또한 김씨 차에 있던 블랙박스 메모리칩도 사라졌다.
경찰은 거짓 자백을 한 소속사 관계자를 범인도피 등 혐의로 줄줄이 입건하고 김호중의 자택과 소속사 사무실을 압수수색, 사고 은폐 등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소속사 본부장, 매니저 등 3명을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입건했다. 허위 진술을 한 매니저에게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본부장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은 사고 전 김씨가 들렀다는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등 음주운전 혐의 추가 적용을 위한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소속사가 강력히 부인하는 상황에서 뒷받침할 증거가 없으면 혐의 적용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김씨가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술자리에는 래퍼 출신 유명 가수도 동석했다.
김씨가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한 녹취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강남구에 있는 김씨의 집과 이 대표의 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뺑소니 사고 전후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의 행적도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김호중의 사촌형이자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이광득씨는 김호중의 음주운전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인사차 술자리에 들러 술잔에 입만 댔다”는 입장이다.
소속사 측은 “당사는 이번 김호중 사태에 막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광득 대표 등 문제를 일으킨 스태프들은 조사 결과에 따라 법적 책임을 달게 받을 예정이다. 부디 아티스트를 향한 추측성 보도는 자제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김호중은 사고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공연을 이어왔을 뿐 아니라 이어지는 논란 속에서도 예정된 공연을 강행할 예정이어서 비난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김호중 소속사 관계자는 “내일 창원에서 열리는 공연은 일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18∼19일 창원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공연은 김호중이 경찰에 입건된 후 첫 공식석상이다. 그가 공연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 제대로 된 공연을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