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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 부동산 등기부등본 통해 확인되는 압류·가압류 청구액 30억여원
(시사저널=공성윤 기자)
아버지의 빚으로 속앓이를 했다던 '국민 영웅'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결국 부녀 관계의 단절을 시사했다. 박 이사장은 부친 박준철씨의 채무액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지만, 공부상 확인되는 그 액수는 30억원이 넘었다.
6월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박세리 전 골프선수(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부친의 사문서위조 혐의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시사저널 박정훈
박 이사장은 6월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코엑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준철씨의 금전 문제를 폭로했다. 박 이사장은 부친의 채무에 대해 "해결할 수 없는 범위가 점점 커졌다"며 "꽤 오랫동안 (갈등) 상황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최근 경매에 나왔다고 보도된 박 이사장의 부동산에도 복잡한 채무 관계가 깔려 있음을 시사했다.
해당 부동산은 대전 유성구에 있는 3층짜리 단독주택과 그 대지다. 주택의 공부상 건축면적 276㎡로 박 이사장이 본인 명의로 2019년 신축했다. 2022년 박 이사장이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나와 소개한 그 집이다.
해당 주택은 차고·사무실 등과 함께 1785㎡ 규모의 대지 위에 지어져 있다. 이 대지와 주택 등 지상 건물에 대해 2020년 11월 일괄 경매가 결정됐다.
2022년 5월20일 방영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나온 대전 유성구 박세리씨 저택 ⓒ MBC 캡처
《나혼산》 집 경매 배경에 부친 빚 있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경매 사건내역 등에 따르면, 박세리 이사장과 부친 박준철씨는 이 땅을 2000년에 낙찰받아 각각 지분율 50%씩 공동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듬해부터 박준철씨 몫의 지분에 수차례 법적 제한이 걸리기 시작했다. 개인을 비롯해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건설사 등 채권자가 가압류를 설정했다.
통상 채권자가 미지급 채무 집행을 위해 가압류를 신청하는 점을 고려하면, 박준철씨의 자금난이 심해지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게다가 2007년 들어 세무서와 구청에서 박준철씨와 함께 박세리 이사장 지분까지 압류했다. 지방세 체납이 원인이었다.
그 밖에 박 이사장 모친 김아무개씨 명의로 된 대전 유성구 아파트에도 2012년 가압류가 들어왔다. 박준철씨의 등기상 주소도 이곳이다.
아파트를 포함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5년 동안 박씨 부녀의 부동산에 걸린 압류 또는 가압류 청구액은 총 30억9300여만원에 이른다.
건당 최소 2000만원에서 11억5000만원까지 분포돼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드러난 채무가 그렇다는 것이다. 여기에 확인 불가능한 기존 상환액과 채무 이자를 고려하면, 실제 박준철씨가 졌던 빚은 그 이상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급기야 단독주택이 있는 대지는 2016년 3월 강제경매에 넘어갔다. 이는 4개월 후에 취하됐다. 이후 2017년 7월 박준철씨는 모든 부동산 지분을 10억원에 박 이사장에게 이전했다. 하지만 또 문제가 발생했다.
2019년 6월 개인 채권자가 '사해행위'를 주장하며 지분 이전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낸 것이다. 사해행위란 채무자가 재산을 의도적으로 감소시켜 채권자의 권리를 방해하는 행위다. 즉 박 이사장이 박준철씨의 빚을 일부러 덜어준 게 아니냐는 취지다.
ⓒ 시사저널 양선영
여러 사업 시도한 부친..."500억 대부분 빚 갚는 데 썼다"
이에 대해 박세리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10억원 채무로 인해 경매가 들어왔고 급한 대로 제가 아버지 채무를 변제하고 지분을 산 것"이라며 "사해행위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2020년 11월 또 강제경매가 결정됐지만 박 이사장의 집행정지 신청으로 중단된 상태다. 한편 박 이사장이 "부친의 채무를 해결해 왔다"고 밝힌 대로 부동산 공부상 압류∙가압류 건은 모두 말소돼 있다.
박준철씨가 연달아 거액의 빚을 지게 된 배경은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박세리 이사장의 과거 발언을 통해 유추해볼 수는 있다.
그는 2013년 SBS 예능 《힐링캠프》에 박준철씨와 함께 출연해 "아버지가 제 골프를 시켜주려고 계속 돈을 빌리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500억원 정도 되는 수입의 대부분을 아버지 빚 갚는 데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또 박준철씨는 여러 사업을 시도해 왔다. 그는 1998년 골프용품 제조∙유통업체 '세리인터내셔널'을 설립했고 2001년 대전에서 오리고깃집을 운영했다.
2004년에는 강릉시에 '박세리 기념 박물관' 건립을 제안했고, 2007년 골프스윙 연습기 유통에도 나섰다.
2008년 대전시에 제안한 '박세리 골프파크' 건립안은 설계 용역까지 추진됐다. 하지만 실제 준공됐거나 지금까지 진행 중인 사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리인터내셔널은 2017년 폐업했다.
2013년 SBS 예능 《힐링캠프》에 함께 출연한 박세리 이사장과 박준철씨 ⓒ SB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