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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 팬들은 후반 20분 경기장을 쳐다보지 않았다.
토트넘은 3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루턴 타운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로 토트넘은 승점 56점이 되면서 4위 애스톤 빌라를 계속해서 압박했다.
이번 경기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는 61,534명의 관중이 찾았다. 62,850석을 채울 수 있는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이기에 거의 빈 자리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6만 명이 넘는 팬들이 찾아온 경기장에서 후반 20분 수많은 관중들이 등을 돌리고, 1분 동안 경기장을 쳐다보지 않았다.
후반 20분 경기장에서 벌어지고 있던 일은 루턴의 코너킥 이후 상황이었다. 토트넘이 다시 공격의 소유권을 가져오고자 압박을 진행하고 있었다. 최전방으로 달려나간 손흥민은 경기장 반대편에 있는 루턴 골키퍼한테까지 전력질주로 뛰어가 태클까지 시도했다. 손흥민의 성실한 압박 덕분에 토트넘은 볼 소유권을 되찾아왔고, 다시 공격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에 관중들이 1분 동안 경기장을 쳐다보지 않은 이유는 토트넘 구단을 향한 불만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토트넘 구단의 티켓 정책을 향한 불만이다. 토트넘은 지난 3월 2024~2025시즌부터 시즌티켓 가격을 6%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년 동안 인상률이 1.5%에 불과했던 시즌티켓 가격이 갑자기 폭등해버리자 팬들은 구단의 일방적인 행보에 분노를 드러냈다.
또한 토트넘은 시즌티켓 가격을 나이대별로 차등해서 적용 중이다. 65세 이상의 충성스러운 팬들에게는 시즌티켓 가격을 할인해서 제공하고 있었는데 이조차도 할인폭을 조금씩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토트넘 팬들은 구단에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기록하는 중이고, 재정적으로 부유하지는 않아도 크게 걱정없는 상황 속에 갑작스럽게 시즌권 가격인상을 발표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단체 행동을 계획했다.
토트넘의 시즌권 티켓 가격은 EPL을 넘어 유럽 전역에서 최고 수준이다. 유럽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포함될 정도로 티켓 가격이 비싸다. 다른 구단들과의 차이도 매우 크다. 그런데도 구단에서 또 가격을 올려버린 것이다.
많은 팬들이 구단의 결정에 불만을 표하는 단체 행동에 동참하기 위해 후반 20분 등을 돌려버린 것이다.
이번에 팬들의 단체 행동을 주도한 서포터즈인 트러스트는 '토트넘은 시니어 할인을 철회함으로써 가장 충성스러운 65세 이상 팬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우리는 이런 방향성이 클럽의 가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에게 후반 20분에 1분 동안 경기장에서 등을 돌리길 요청한다'는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토트넘 팬들의 시위 영상을 올린 토트넘 팬 계정인 'To The Lane and Back'은 '토트넘 팬들 모두 수고했다. 구단의 역겨운 결정에 함께 시위해줬으면 좋겠다'며 추가적인 행동까지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