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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30·일본) 등이 소속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선수단을 보기 위해 수백명 인파가 몰렸다. ‘야구 천재 오타니’ ‘오타니 사인해줘요’ 등이 적힌 손 피켓을 든 팬들로 가득 찼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호원들과 함께 공항 보안선이 곳곳에 설치됐다. 공항 관계자는 “최소 500명 정도 모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MLB 서울 시리즈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아내 다나카 마미코(빨간 원)와 함께와 함께 입국하고 있다. /박강현 기자
이날 공항엔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수많은 야구팬이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각자 유니폼, 야구공, 펜 등을 든 채 혹시 모를 즉석 ‘사인회’나 사진 촬영을 위해 기다렸다. 서울 노원구에서 새벽 6시에 일어나 발걸음을 옮긴 대학생 최유현(19)씨는 “2015년 프리미어 12 때부터 오타니 (쇼헤이)의 팬이었다”며 “오늘 오타니를 실제로 보고 싶어 ‘금요일 공강’을 활용해 공항에 왔다. ‘이도류(투타 겸업)’인 그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웃었다.
일본 오사카에서 현장을 찾은 미카미 유나(22)와 나나미(19) 자매도 “오타니는 일본에선 ‘신’ 같은 존재”라며 “관광 차 한국에 왔는데 마침 오타니가 방한한다고 해 그를 놓치기 싫었다”고 했다. 한국 취재진을 비롯해 AP 통신, 일본 NHK 등 다수의 국외 취재진도 다저스 선수단의 입국 장면을 담기 위해 ‘자리싸움’을 벌였다.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오타니 쇼헤이의 방한을 반기는 팬들이 모여 있다. /박강현 기자
다저스 구단 선수들을 태운 호화 전세기 747-400 VIP PLUS 5Y8269 편은 15일 오후 2시 34분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이들이 탑승한 항공기는 보잉사가 제작한 기종으로 2층 대형 여객기다. 좌석은 단 189석. ‘날아다니는 호텔’로 불리며 일반 여객기인 747-400이 500∼600석을 보유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선수들의 피로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일본 오사카에서 공항 현장을 찾은 미카미 유나(왼쪽)와 나나미 자매가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포즈를 취했다. 오타니를 보기 위해 온 이들은 “오타니는 일본에선 ‘신’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박강현 기자
전세기 이용 비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한국 이동 거리를 고려하면 100만 달러(13억원) 전후의 비용이 예상된다. 북미 프로스포츠 선수 몸값을 집계하는 스포트랙에 따르면, 다저스가 올해 선수단 몸값으로 지불하는 금액은 2억1500만 달러(2859억원)에 이른다. 몸 컨디션이 곧 생명인 선수들을 생각하면 그리 무리한 투자는 아닌 셈이다.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이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한 LA 다저스 선수단을 보기 위해 팬들로 북적이는 모습. /박강현 기자
이날 선수단은 착륙한 뒤 약 10분쯤 지나 입국장에 나타났다. 가장 먼저 오타니가 등장하자 “레츠 고 쇼헤이. 레츠 고 다저스” 등 환영 구호가 쏟아졌다. 선수들은 장시간 이동에 따른 피로 때문인지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지만, 팬들을 향해서 미소를 날렸다.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아내를 공개한 오타니가 아내와 함께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을 모았는데, 오타니의 아내로 추정되는 다나카 마미코(28)는 수줍게 오타니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오타니 이후 그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40), 타일러 글래스노우(31), 무키 베츠(32), 야마모토 요시노부(26) 등도 차례로 한국 땅을 밟았다.
오타니 쇼헤이와 그의 아내로 추정되는 다나카 마미코. /다저스 엑스
공항을 빠져나간 다저스 선수단은 미리 대기하던 대형 버스에 나눠서 탑승한 뒤 숙소로 배정된 서울 여의도 특급 호텔로 향했다.
MLB 서울 시리즈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다저스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MLB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인 ‘서울 시리즈’를 소화한다. 다저스는 이에 앞서 16일 훈련 및 기자회견(워크아웃 데이)을 시작으로 서울 시리즈 일정에 돌입한다. 17일엔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연습 경기를 벌인 뒤 18일엔 한국 야구대표팀 ‘팀 코리아’와 맞붙어 몸을 푼다. 파드리스 선수단은 다저스에 앞서 이날 오전 먼저 입국해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