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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화·겹벚꽃·매화·살구꽃 명소 6곳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서울에는 영등포구 '여의도', 송파구 '석촌호수', 광진구 '아차산' 등 누구나 떠올리는 '벚꽃 명소'가 있지만, 그 외에도 각양각색 봄꽃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서울의 봄꽃은 개화 시기가 조금씩 다른데, 통상적으로 매화(3월20일 전후)가 가장 일찍 시작하고, 홍매화, 살구꽃이 1주일 간격으로 피어난다. 그다음 벚꽃(4월3일 전후)이 만개한다. 어 약 1주일 뒤에 겹벚꽃이 핀다.
그러나 기후 변화 영향으로 올해처럼 개화 시기가 늦어지기도 하고, 오히려 앞당겨지거나 여러 종류의 꽃이 동시에 인사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관광재단(대표 길기연)이 서울에서 봄꽃이 아름다운 장소들을 추천했다.
창덕궁 성정각 앞 홍매화 *재판매 및 DB 금지
◇홍매화
매화는 장미과의 낙엽 소교목이다. 그중 분홍색을 띠는 것을 '홍매화'라고 부른다.
다른 봄철 꽃들에 비해 개화가 다소 이른 편이서 '봄을 알리는 꽃'으로 통한다.
종로구 '창덕궁'에 있는 홍매화가 특히 돋보인다. 핫핑크 색상인 꽃 자체로도 아름답고 탐스럽지만, 단청, 기와 등이 연출하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더욱더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
창덕궁은 '조선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매년 봄이면 전각과 후원에서 매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꽃이 자태를 뽐낸다. 후원은 '제한 관람' 지역이다. 반드시 예약한 다음 해설사 인솔 아래 입장이 가능하다.
성정각 자시문 앞 홍매화는 조선 제14대 선조(재위 1567~1608) 때 명나라 사신이 가져온 성정매다.
수령이 무려 400년에 달하지만, 추위로 인해 일부가 고사한 탓에 키가 작은 편이다. 그러나 여러 겹 홍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모습은 기품 있고 우아하다.
봉은사 영각 앞 홍매화 *재판매 및 DB 금지
주위에 즐비한 고층 빌딩과 묘한 대비를 이루는 강남구 '봉은사'에서도 홍매화가 봄을 알린다.
봉은사는 1200년의 유구한 역사와 조계종을 대표하는 '선종 수 수(首)사찰'답게 도시 공원과 역사 문화 공간이라는 의미가 있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포대 화상 연못과 주차장 사이 정원에서 홍매화를 처음 만날 수 있다.
앞으로 더 가면 대웅전이 나온다. 그 오른쪽에는 백매화가 자리하는데, 대웅전 뒤편 영각 앞에 또 다른 홍매화가 있다.
이 홍매화는 나무가 크고 꽃을 많이 맺는 덕에 봄이면 그 앞이 불자와 시민들로 북적인다.
이 절에는 홍매화 외에도 다양한 꽃이 곳곳에 있다. 도심에서 봄을 만끽하기에 최적의 장인 셈이다.
보라매공원 겹벚꽃 *재판매 및 DB 금지
◇겹벚꽃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는 비행기 모형들이 전시된 에어파크와 풍성한 겹벚꽃이 어울려 색다른 앙상블을 이룬다.
공원 명칭은 공군의 상징 '보라매'에서 따왔다. 과거 공군사관학교가 있었던 곳으로, 여의도공항이 강서구 김포공항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확장 이전한 다음 공사도 충북 청주시로 이전하면서 시립 공원으로 조성됐다.
공사 부지였기에 공간이 넓어 운동하거나 산책하기에 좋다. 특히 반려견을 위한 공간이 있는 것도 만족스럽다.
겹벚꽃은 일반 벚꽃과 달리 개화 시기가 늦다. 벚꽃 직관을 그만 놓쳤을 때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흰색이 섞인 짙은 분홍색 꽃잎이 5장 이상 겹겹이 피어나는 것이 특별하다. 꽃송이가 풍성해 바람이 불어도 쉽게 떨어지지 않아 오래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겹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아서 이 공원은 봄철 더욱더 많은 발길이 몰린다.
보라매공원에서 선호되는 에어파크 쪽 길은 현재 공사 중이어서 펜스 너머로 겹벚꽃을 볼 수밖에 없다. 동문에서 왼쪽으로 들어가 과수원과 연못을 찾아 겹벚꽃과 사과나무꽃을 함께 즐기는 것이 좋겠다.
현충원 벚꽃 *재판매 및 DB 금지
동작구 '현충원'은 매년 봄이면 충성 분수대 주변을 기점으로 벚꽃뿐만 아니라 겹벚꽃, 수양 벚꽃 등 여러 수형의 벚꽃이 가득하다.
현충원은 국립묘지 겸 호국 보훈 시설이다.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고,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여서 계절마다 방문객이 많다.
현충문을 지나 학도의용군 무명용사의 탑으로 이동하는 길에는 겹벚꽃과 수양벚꽃 나무가 늘어서 아름다움을 넘어 감동마저 준다.
현충천 쪽 산책길을 따라 개나리, 자목련 등 다른 봄꽃도 감상할 수 있다.
50여 년 동안 일반인 접근을 통제하는 등 산림 지역을 철저히 보전한 덕에 이곳은 도심 속 동식물 보고이기도 하다. 천연기념물 붉은배새매(323-2호)를 위시해 청딱다구리, 오색딱다구리 등 진귀한 조류도 서식한다.
청계천 매화 *재판매 및 DB 금지
◇매화
보통 남쪽 지방의 매화가 유명하지만, 청계천에서도 매화를 만날 수 있다. '하동 매실 거리'에서다.
2006년 경남 하동군과 함께 청계천의 지하철 2호선 용답역과 신답역 사이 구간에 매화나무 350주를 심으면서 조성됐다.
중간에 '담양 대나무 거리'도 있어 걷다 보면 남도 어딘가에 온 것 같은 행복한 착각을 하게 된다.
벚꽃과 매화는 언뜻 보기에 구분하기가 어려우나, 자세히 보면 매우 다르다.
매화는 가지에서 직접 피어나지만, 벚꽃은 꽃자루가 따로 있다. 개화 시기도 벚꽃보다 2주가량 이르다. 벚꽃과 비교해 향도 더 좋아서 가까이 다가가면 여러모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덕수궁 석어당 *재판매 및 DB 금지
◇살구꽃
중구 '덕수궁' 내 석어당 앞에 살구나무가 있다. 수령은 4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살구나무는 예로부터 조상들이 마당에 심어 꽃과 열매를 즐긴 전통 정원수다.
벚나무와 같은 속이라 꽃 색깔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만개한 뒤 꽃받침이 뒤로 젖혀져 '왕관' 모양을 한다. 꽃은 매화가 질 무렵 피기 시작한다.
석어당은 조선 궁궐에서 보기 드문 2층 목조 건물이다. 살구꽃 못지않게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이 살구나무는 400년 이상 살아오면서 키가 석어당 높이만큼 커졌다. 그래서인지 꽃을 피우면 정말 탐스럽고, 석어당과도 잘 어울린다.
이 궁궐은 조선 제9대 성종(재위 1469~1494)이 조성했다.
그 덕수궁이 ▲선조가 임진왜란(1592~1598년)으로 피난을 떠났다가 한양으로 돌아와 임시 거처로 쓴 ▲조선 제15대 광해군(재위 1608~1623)이 왕위에 오르고, 1623년 정적이었던 계모 인목대비를 유폐한 ▲1897년 조선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초대 황제인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에서 돌아와 1919년 1월21일 의문의 붕어(崩御) 맞을 때까지 살았던 ▲1905년 11월17일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이 일본에 외교권을 빼앗겼던 장소였던 것을 떠올려 보자.
연분홍 꽃잎 하나하나에 역사의 아픔이 진하게 배어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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