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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주요 대학병원들 줄줄이 비상경영체제
    비용 절감에도 의정 갈등 3개월 넘자 한계 임박

    이른바 '빅5'를 비롯한 주요 상급종합병원들이 경영난에 허덕이면서 희망퇴직과 무급휴가 신청까지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김시형·조소현·황지향·이윤경 기자] 의과대학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사 간 갈등에 따른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면서 병원들 경영난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이른바 '빅5'를 비롯한 주요 상급종합병원들은 희망퇴직과 무급휴가 신청까지 받는 지경에 놓였다. 아직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지 않은 병원들도 출구 없는 의정 갈등에 울상을 짓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서울 주요 대학병원들은 비상경영체제로 운영 중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남은 의료진이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이마저도 3개월째 이어지면서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의정 갈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병원들이 힘들어지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매출이 일정 부분 감소해 비상체제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작년 동기간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며 "한달로 치면 200억~300억원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환자가 급감하면서 병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하루 평균 10억원대 적자가 나고 있는 것이다. 병동 통폐합 등 축소 운영을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비용 절감에 더욱 고삐를 조이면서 무급휴가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은 물론이고 경희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 중앙대병원, 건국대병원 등 전 직군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는 대학병원은 늘고 있다. 중앙대병원 관계자는 "수술이랑 입원 비율이 계속 줄고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 희망자에 한해 자율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며 "일부 간호 인력을 중심으로 신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기야 일부 병원은 희망퇴직 카드까지 꺼냈다. 무급휴가 등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는 역부족인 것이다.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 한양대병원 등은 의료진을 제외한 일반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오주형 경희의료원장도 지난달 30일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6월부터 급여지급 중단과 더불어 희망퇴직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절체절명 상황에 직면했다"고 했다.

     

    아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지 않은 병원들도 경영난을 우려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성모병원은 "비상경영 없이 내부적으로 비용절감만 하는 단계지만 경영 상황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화여대의료원도 "매출 감소와 별개로 기존 의료진들이 최선을 다해 의료 공백을 메우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정 갈등이 길어지면서 병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의정 갈등이 하루 빨리 해결되지 않을 경우 수개월 내 지방 대학병원을 시작으로 휴업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병상 가동률도 많이 줄고 수술 등도 많이 줄다 보니까 수익도 줄어드는 건 사실"이라며 "고정비용은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수익이 줄다 보니 대응이 힘들다는 건 전국의 모든 상급종합병원이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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