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내셔널리그에는 주목할 만한 신인들이 많이 등장해 신인상 레이스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구단의 큰 기대를 받는 유망주들이 매년 마이너리그를 폭격하며 메이저리그에 승격하는데다, 올해는 한국이나 일본 무대에서 건너온 ‘중고 신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유독 내셔널리그가 그렇다.
올해 내셔널리그에는 메이저리그 투수 계약 역사를 새로 쓴(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를 비롯, 아시아 포스팅 야수로는 처음으로 1억 달러 벽을 넘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일본 무대를 호령한 정상급 투수인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와 고우석, 마쓰이 유키(이상 샌디에이고)까지 주목할 만한 중고 신인이 많다. 이들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 자격을 가지고 있지만, 이미 한국이나 일본에서 6년 이상 충분한 경력을 쌓은 선수들이다. 기량적인 완성은 뒤지지 않는다.
올해 라스베이거스의 오즈메이커들은 역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가장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뽑았다. 그도 그럴 것이 중고 신인이라는 감점 요소에도 불구하고 너무 강력한 프로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일본 최고 투수이자 퍼시픽리그 MVP였다. 여기에 신인상 투표의 가장 유리한 포지션 중 하나인 선발 투수고, 안정된 출전 시간이 보장되어 있으며 시즌 초반부터 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든 베팅 업계들이 야마모토의 수상 확률이 가장 높다며 배당을 매겼다.
그 뒤를 잇는 선수가 밀워키의 대형 루키 잭슨 츄리오, 그리고 올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한 이정후였다. 업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두 선수의 배당은 비슷했다. 다만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서 개막 직전에는 이정후가 2위, 츄리오가 3위를 기록하는 모양새였다. 그리고 이마나가 쇼타가 4위권을 유지했다. 마쓰이 유키는 아무래도 불펜 투수라는 한계가 있었다.
개막 당시 배당은 야마모토가 독보적이었고, 조금의 차이를 두고 이정후가 2위, 그리고 이정후와 츄리오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야마모토가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인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서 충격적인 1이닝 5실점에 그치자 한때 배당이 출렁이기도 했다. 야마모토와 이정후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개막 후 한 달을 향해가고 있는 현재 배당은 어떨까. 여전히 야마모토가 1위이기는 하지만 압도적이지는 않다. FOX스포츠가 18일 집계한 오즈메이커들의 내셔널리그 신인상 배당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250이다. 10달러를 걸면 25달러의 배당을 받아 원금까지 총 35달러를 받는다는 것이다. 2위가 츄리오로 +400이었다. 10달러를 걸면 원금까지 포함해 50달러를 받는 식이다.
▲ 야마모토는 시즌 네 번의 등판에서 16이닝을 던지며 1승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이다. 다만 첫 경기에서 1이닝 5실점 부진이 아직까지는 크게 도드라질 수밖에 없는 표본이라 여전히 반등을 점치는 시선이 많다.
야마모토는 경기마다 기복은 있다. 시즌 네 번의 등판에서 16이닝을 던지며 1승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이다. 다만 기본적인 이닝당출루허용이 적은데다, 첫 경기에서 1이닝 5실점 부진이 아직까지는 크게 도드라질 수밖에 없는 표본이라 여전히 반등을 점치는 시선이 많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츄리오는 시즌 15경기에서 타율은 0.230에 그치고 있지만 벌써 홈런 3개와 11타점을 수확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도루도 세 개를 보탰다. 워낙 큰 기대를 받고 데뷔한 유망주라 당분간은 계속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츄리오와 2위를 다퉜던 이정후의 이름이 여기서 보이지 않는다. 3위는 올해 기막힌 출발을 한 이마나가 쇼타다. 이마나가는 시즌 첫 3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이라는 최고의 출발을 했다. 15⅓이닝 동안 실점이 하나도 없고, 피안타도 9개에 불과하다. 5위권에 있던 선수가 시즌 초반 성적을 안고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이마나가의 배당은 +700이다.
4위도 이정후가 아니다. 시카고 컵스의 마이클 부시가 시즌 초반 타격 호조를 등에 업고 4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데뷔해 27경기에 뛰어 아직 신인 자격을 보유한 부시는 시즌 첫 18경기에서 타율 0.317, 출루율 0.400, 6홈런, 13타점의 대활약으로 내셔널리그 신인 야수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부시의 배당은 +750이다.
5위에서도 이정후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5위는 김하성의 동료이자 올해 팀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고 있는 잭슨 메릴(샌디에이고)이다. 당초 리그에서 손꼽히는 유격수 유망주지만 올해 팀 사정상 중견수로 뛰고 있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툴가이로 +800의 배당을 기록 중이다. 충격적으로도 6위도 제러드 존스(피츠버그)다. 이정후의 이름은 7위에서나 발견된다.
+400~+500 선이었던 배당은 현재 +1500까지 떨어졌다. 아무래도 시즌 초반 활약이 다른 선수들보다는 못하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시즌 첫 18경기에서 타율 0.270, 출루율 0.317, 장타율 0.338, OPS(출루율+장타율) 0.655를 기록 중이다. 20개의 안타를 치며 안타 개수 자체는 많지만 공격 생산력과 직결된 OPS 자체는 높지 않다. 이런 요소들이 이정후의 일시적인 순위 하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배당은 선수 성적이나 부상 여부에 따라 사실상 실시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정후가 몇 경기 잘하면 언제든지 순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정후도 조금씩 시동을 걸고 있다. 이정후는 18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갔다. 타율도 종전 0.257에서 0.270으로 제법 크게 올랐다. 시즌 6번째 멀티히트 경기다. 팀도 3-1로 이겨 이정후 또한 기분전환을 하며 플로리다 원정길을 마칠 수 있었다.
▲ 이정후는 현재 인플레이타구타율이 낮은 편이다. 여기에 이정후의 콘택트 비율은 리그 최상위권 수준이다. 타자로서는 가장 의미가 없고 최악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헛스윙 비율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 상위 1%다.
세부 지표를 보면 걱정할 만한 대목, 그리고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만한 대목이 모두 읽힌다. 일단 이정후는 현재 인플레이타구타율이 낮은 편이다. 계속해서 현재의 콘택트를 유지한다면 타율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이정후의 콘택트 비율은 리그 최상위권 수준이다. 타자로서는 가장 의미가 없고 최악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헛스윙 비율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 상위 1%다.
콘택트가 된 공의 타구 속도도 빠른 편이다. 이정후의 타구 속도는 92.3마일로 리그 상위 14% 수준이다. 하드히트 비율도 높다. 삼진도 잘 당하지 않는다. 다만 이 타구가 조금 더 뜰 필요가 있다. 현재 이정후는 상대 팀들의 시프트에 곧잘 걸리고 있다. 우익수 방향으로 시프트를 당겨 놓는다.
강한 타구로 뚫을 수도 있지만, 역시 가장 좋은 건 발사각을 높여 내야를 건너가는 게 좋다. 기본적으로 타구 속도가 좋기 때문에 공만 뜨면 자연히 안타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삼진 비율과 헛스윙 비율을 고려하면, 그 시점이 이정후의 타격이 폭발하는 시점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