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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EN DB

    [OSEN=장우영 기자] 그나마 화제성을 몰고 온 이효리는 3개월 시한부 MC여서 떠났고, 혹시나 했던 이영애는 오지 않는다. 신선한 웃음을 줬던 예능은 스스로 폐지시키거나, 종영하면서 세대교체 타이밍도 놓친 KBS다. 옆동네 ‘먹찌빠’, ‘태계일주’, ‘송스틸러’ 같은 예능이 부러울 뿐이다.

     

    3개월 시한부 MC였던 이효리가 지난 29일 떠났다. 데뷔 26년 차, 첫 단독 MC, ‘해피투게더’ 이후 KBS 복귀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던 이효리로 인해 KBS 예능에서 블랙핑크 제니 등을 볼 수 있었다. 이효리는 ‘밤에 피는 꽃’, ‘재벌X형사’ 등 드라마와 동시간대 경쟁에서도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했다. 하지만 ‘더 시즌즈’ 특성상 85일 만에 마이크를 내려놓고 떠나게 됐다.

     

    후속으로는 이영애가 진행하는 토크쇼가 예정됐었다는 풍문이 들렸다. 성사됐다면 이영애의 첫 토크쇼가 될 전망이었고, 첫 게스트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일본 야구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섭외 중이라고 알려져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수차례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된 끝에 스케줄 및 구성의 어려움으로 인해 최종 무산됐다.

     

    KBS 예능은 위기다. 지난해 화제가 됐던 ‘골든걸스’는 12회를 끝으로 지난 1월 26일 떠났다. 웃음을 안겼던 ‘홍김동전’, 지식을 선사했던 ‘옥탑방의 문제아들’ 역시 1월에 자신들의 손으로 ‘폐지’ 칼날을 내리쳤다. 현재 KBS에서 방송 중인 예능은 ‘개는 훌륭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살림하는 남자들2’, ‘신상출시 편스토랑’, ‘불후의 명곡’,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1박2일’, ‘개그콘서트’다. ‘더 시즌즈’는 새로운 MC 지코를 확정하고 4월 26일 방송을 앞두고 있으니 아직도 한 달이나 남았다.

    길게는 17년 된 예능 프로그램(‘1박2일’), 짧게는 5년(‘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개는 훌륭하다’, ‘편스토랑’)을 이어온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안정적인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지만 최근에는 일부 프로그램에서 기획 의도와는 다른 모습들을 보여줘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상황. 특히 장수 프로그램일 경우 최근 트렌드를 바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유연한 대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 사이 MBC, SBS에서는 새로운 예능들로 호평을 받고 있다. MBC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를, SBS는 ‘먹찌빠’가 대표적이다. 출연자도 출연자거니와 콘셉트가 신선했다. 시청자들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또한 명절에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펴봤고, 그 결과 ‘송스틸러’ 같은 예능이 정규로 편성될 수 있었다.

    트렌드를 반영한 예능으로 몸집을 유지하거나 불리는 옆동네와 달리, KBS는 제 손으로 몸집을 줄이면서 소극적으로 대처해 위기 상황을 자초했다. 장수 프로그램들이 건재하다고 하지만 시청률과 화제성에 있어서 예년만 못한 게 사실이다. 그리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던 PD들도 줄줄이 떠나면서 암흑기를 맞았다.

    돌파구는 있을까. 그저 옆동네가 부러울 뿐이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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