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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스타 강사로 유명한 전한길씨가 최근 거침없는 '정치 발언'을 이어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봤다고 불만을 제기하는가 하면, 민간 강사도 공교육 교사처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전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반대 및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각종 정치적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1일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전씨는 "우리가 옳았고 이겼다"며 "윤 대통령은 야당의 폭압적이고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탄핵을 당하고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최근 윤 대통령의 12·3 비상 계엄령 선포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거나,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는 등 정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가르치는 제자들에게도 파장이 미쳤다.
전씨가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전한길 한국사'는 애초 수강 과목 관련 정보와 공부 팁을 주고 받는 목적으로 운영됐으나, 전씨의 행보 이후로는 정치 관련 글이 도배되면서 사실상 원래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전씨의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은 "시험이 코앞인데 왜 (카페를) 가만 놔두나", "정치인 카페 같다", "선생님께 실망감 느낀다.
정치 성향 때문이 아니라, 공부하려는 학생들을 방치했기 때문" 등 불만 글을 쏟아내고 있다.
전씨의 행보 이후 갈등의 불씨는 다른 동료 강사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다.
전씨의 옛 동료이자 마찬가지로 유명 한국사 강사였던 강민성씨는 지난 3일 자신의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쓴 글에서 전씨를 향해 "부끄럽고 자괴감 느낀다"며 비판했다.
그는 "내 카페의 게시판, 댓글을 중심으로도 최근 정치·사회적 상황에 대해 불편해하고 분노하는 많은 분이 계신다"며 "같은 업계에 근무했던 사람으로 스스로가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전한길 '정치 발언' 행보에 일부 수강생 혼란
한국사 커뮤니티에는 공부 팁 대신 정치 글로 도배
"자기 입지, 활동 영역 스스로 좁혀"
전씨를 비롯한 일명 '일타강사'의 영향력, 유명세 등을 고려하면 이들도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교육 교사의 경우 교육 현장은 물론 바깥에서도 중립을 지킬 의무를 갖는다.
반면 민간 기업에 고용된 강사는 이런 부담을 갖지 않다 보니, 민감한 정치·사회적 발언을 비교적 쉽게 입에 담을 수 있다.
엄격한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는 없지만,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강사가 정치 발언을 삼갈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연 전문가 오상익 오간지프로덕션 대표는 "강사마다 개인적 관점은 당연히 가지기 마련이고, 특히 이념이나 종교 등 가치, 신념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는 예각이 생기기 마련"이라면서 "이런 신념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건 강연자 자신의 입지와 활동 영역을 스스로 축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전파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강사보다는 사회운동가, 종교인에 가까운 덕목"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