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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쓰면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반면 황선홍 감독은 본업인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지도자 경력이 단절될 위기에 처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U-23 대표팀은 26일 한국과의 2024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첫 U-23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이끈 신 감독은 게속 인도네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그는 앞서 인도네시아 A대표팀을 이끌고 2024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서 대회 첫 16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대회주관 단체인 아시아축구연맹(AFC)도 신 감독의 성과에 주목했다. AFC는 이번 승리를 두고 “9년 전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16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이끌었던 신 감독에게는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면서 “그가 앞으로 맞붙을 수 있는 우즈베키스탄이나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4강에 오른다면 인도네시아 축구에 새 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감독은 한국과의 8강전 전날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와 2027년까지 계약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CNN 등 외신들은 신 감독이 조국 한국과 일전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장이 선수단 전체의 사기를 올리려는 조치로 분석했다.
황선홍 감독의 입지는 위태롭게 됐다. 황 감독은 K리그에서 지도자 경력이 꺾여가던 시점에 연령별 대표팀을 맡아 대회에서 성적을 내면서 커리어를 살릴 발판을 마련했다. 축구계에서는 황 감독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못 따면 다시 지도자 기회를 잡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 감독은 K리그 클럽 감독 초창기인 2013년 포항 스틸러스, 2016년 FC서울에서 K리그1 우승을 일궜지만 이후 시즌에는 부진했고 2018년 시즌 도중 경질됐다. 2019시즌 옌볜 푸더(중국) 감독을 잠시 맡았다가 팀이 해체됐고, 이후 2020년 당시 2부 팀 대전 하나시티즌 사령탑으로 K리그에 복귀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고 그해 9월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성과를 내면서 잠시 살아나는 듯했지만, 지난달 A대표팀 임시 감독을 수락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역 2차 예선 연전에서 1승 1무로 사실상 3차 예선 진출을 이뤘지만, 겸직으로 정작 본업인 U-23 대표팀의 마지막 담금질이 될 사우디 친선대회에는 동행하지 못했다. 대회 전후로 일부 선수 소속팀의 차출 거부, 전문 센터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인도네시아전 패배로 올림픽 10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한 지도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