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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 차랑 돌진 참사로 사망한 A(35)씨는 직장동료 두 명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길에 서 있다가 참변을 당했다.
사망자 9명 중 박모(40)·김모(38)씨가 함께 있던 동료다. 주차관리 용역업체 소속으로 한 대형병원에서 일했던 세 사람은 평소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A씨의 어머니는 "셋 다 회사에서 그렇게 성실해서 평판이 좋았다더라"며 눈물을 흘렸다.
3일 A씨 등 세 사람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비통함이 가득했다. A씨는 주차 관리 용역 직원으로 취업한 지 1년 반 만에 숨졌다.
A씨 이모부는 “집안 형편이 어렵지 않은데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 모아 스스로 등록금을 냈던 조카”라고 말했다. 10년 넘도록 주말마다 롯데월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취업한 뒤엔 평일까지 주 7일씩 일했다고 한다.
김주원 기자
사고 며칠 전 A씨 가족은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 A씨의 아버지는 “여름 휴가로 제주도를 가기로 했는데 일정을 당겨서 미리 갔다면 이런 일이 안 일어났을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아버지는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돈 모으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참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30대 젊은 나이에 사고를 당한 A씨는 영정사진도 마땅치 않았다. A씨 어머니는 “아들이 생전에 카카오톡 프로필용 사진을 찍어 보냈던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쓸 수밖에 없었다”며 “사진을 보면 꼭 우리를 쳐다보는 것 같고 방에서 나와 ‘엄마’하고 부를 거 같다”고 말했다.
A씨 부모는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빈소를 지키고 있다. 아버지는 사고 당일 경찰이 집으로 찾아와 사망 소식을 전한 뒤부터 한숨도 못 잤고, 어머니는 이틀째 곡기를 끊었다.
A씨의 남동생은 사고 당시 부서진 형의 휴대폰에서 지인들 연락처를 찾아 부고장을 돌렸다. A씨 어머니는 “지방에서 멸치랑 미역을 보내주는 친구, 군대에서 친하게 지낸 친구 등에게 소식을 알렸다”며 침통해했다.
A씨 빈소 옆엔 동료 박씨와 김씨의 빈소가 있다. 어머니는 “그래도 셋이 함께 가니까 그나마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떨궜다.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한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했다. 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쯤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A씨 등 9명이 사망했다. 9명 중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7명,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과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각각 1명의 빈소가 차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