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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하지원 기자]
코미디 채널 '피식대학'이 지역 비하 논란 일주일만 사과문을 게재했다. '피식대학' 측은 "이번 일과 관련된 당사자 분들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직접 드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또한 충분한 반성이 동반되지 않은 사과문을 통해 저희의 진심이 부족하게 전달되는 것이 걱정되었다”라며 사과문이 늦어진 이유를 밝혔지만 누리꾼들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피식대학' 이용주, 김민수, 정재형은 '메이드 인 경상도' 시리즈 경북 영양 편 영상을 게재했다가 지역을 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들은 영양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여기 중국 아니냐"고 말하는가 하면 식당에 대한 무례한 언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이들은 지역 특산품인 젤리에 대해 “할매 맛이다. 내가 할머니의 살을 뜯는 것 같다”는 악평을 내놨다. 나아가 “내가 공무원이고 여기 발령 받으면…여기까지만 할게”라고 발언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 '피식대학'이 지역과 지역민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한 '피식대학' 측의 입장이 늦어지는 가운데 오도창 영양군수는 17일 매일신문 공식 채널 '이동재의 뉴스캐비닛'과의 인터뷰에서 "(피식대학을 보며) 많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눈 떠보니 영양이 스타가 돼 있었다"며 "바쁜 일상이지만 영양에 오시면 제대로 숨 한번 쉴 수 있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당신을 기다린다'는 자작나무 꽃말처럼 여러분이 오시기를 기다리겠다. 많이 찾아달라"고 심경을 밝혔다.
'피식대학'이 방문했던 영양 음식점 업주는 JTBC 뉴스 '아침&'과 인터뷰에서 "조금 무례하더라. 영상을 봤다. 이제 (영업이) 끝났다고 했는데 먹고 가야 한다고 하더라. 점심시간 마지막 손님을 챙겨준 거였다"며 "내 손으로 다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가면서 맛있게 잘 먹었다고 한다. 영양은 살기 좋은 곳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오래 살았지. 영양 좋다"라고 털어놓았다.
'피식대학'은 영상 게재 일주일 만인 18일 늦은 밤 사과문 게재 및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피식대학' 측은 "문제가 되었던 영양군 편은 지역의 명소가 많음에도 한적한 지역이라는 컨셉을 강조하여 촬영했고 이에 따라 콘텐츠적인 재미를 가져오기 위해 무리한 표현들을 사용했다"며 "특히 해당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경솔한 표현을 사용했다.
'중국 같다', '특색이 없다', '똥물이네', '할머니 맛' 등 지적해 주신 모든 언급 사항에 대해, 코미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태로 시청자분들께 여과 없이 전달되었고 이 부분 변명의 여지 없이 모든 부분에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피식대학'측은 피해를 겪은 제과점과 백반 식당을 찾아가 무례한 언행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며 "두 사장님 모두 지금은 피해가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추후 발생할 피해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 영양군민과 영양에서 근무하는 공직자, 한국전력공사에도 사과의 뜻을 전하며 "추후 어떤 형태로든 저희의 잘못을 바로잡을 방법을 찾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피식대학' 측의 사과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번 논란 여파로 '피식대학' 구독자 수는 318만명에서 19일 기준 310만명으로 약 8만명이 줄었다.
누리꾼들은 "영상 문제될 때 바로 내렸어야지. 사과문 업로드 시점이 늦어도 너무 늦었음", "직접 사과하고 사과문 올리는 게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인가 여기가 뭔 미국도 아니고", "형식적인 사과보다 자신들의 무례하고 형편없는 모습을 뼈저리게 반성하시길", "코미디를 방패 삼지 마세요, 선량한 시민들 상대로 무례하게 선넘지 마세요", "영상 삭제 처리가 아니라 비공개로 조회수랑 수익금은 챙긴다는 거냐", "사과문 읽고 더 충격받았네, 진짜 그게 공론화되고 나서야 문제라고 인식한 거였구나"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