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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호 태풍 ‘개미’가 20일 발생한 데 이어 4호 태풍 ‘프라피눈’이 21일 발생했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개미는 현재 필리핀 마닐라 동북쪽 해상에서 북서진하고 있고 프라피눈은 베트남 다낭 북동쪽 해상에서 발생해 북서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개미는 한국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프라피눈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비의 신’이라는 뜻이다.
기상청은 두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할 가능성은 아직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일본·중국·유럽 등 각국 수치예보모델이 두 태풍 모두 중국 남부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개미는 26일 오전 9시 상하이 남서부에, 프라피눈은 22일 낮 12시 잔장(중국 남부 광둥성)에 상륙할 것으로 분석됐다.
태풍 개미 예상 경로. 사진 기상청
우리나라 날씨도 태풍의 영향을 받고 있다. 태풍 이동 경로에 따라 장맛비를 뿌리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위치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당초 이번 주 중부지방에 매일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태풍 발생으로 변동성이 커졌다.
특히 이번 주는 폭우보다 폭염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태풍이 북진하면서 우리나라 남동부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강도가 강해졌다”며 “일시적으로 확장한 고기압이 이번 주중 우리나라를 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유럽 수치예보모델인 ECMWF가 예상하는 태풍 개미의 북상과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 위치. 붉은 점선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 예상 위치를, 연두색 영역은 예상되는 바람의 흐름을 나타낸다. 사진 기상청
낮 최고 34도 폭염과 높은 습도 이어질 듯
21일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은 우리나라 남동 해안에 있다. 이와 함께 정체전선도 남해로 빠져나가면서 전국에 비가 그치자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기상청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를 내렸다.
22일부터 24일까지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 소식이 있다. 예상 강수량은 22일 수도권 20~60㎜(경기 서해안 80㎜), 강원 내륙 10~50㎜, 충청권 5~40㎜, 전라권·경상권 5~40㎜, 제주도 5㎜다. 23일은 정체전선이 접경선 부근으로 북상해 수도권에 10~60㎜(경기 북부 최고 80㎜), 강원 내륙에 5~40㎜ 수준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의 이동 경로도 향후 변동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의 위치도 바뀔 수 있어 강수 변동성이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비가 내리지 않는 지역은 최고 34도까지 오르는 찜통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덮은 남부 지역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을 전망이다.
25일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예 한반도 전체를 덮으면서 중부와 남부 모두 비 대신 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장맛비가 내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귀갓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고수온 탓 올해 태풍 강력해질 가능성
다만 이 같은 예보에도 태풍이 한국으로 상륙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개미가 서해를 통해 한반도로 상륙하는 시나리오도 작은 확률이나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미가 아니더라도, 강력한 태풍이 한반도로 상륙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석우 서울대 교수는 “올해 태풍은 발달도 늦고 평년보다도 적게 발달할 가능성이 높은데, 일단 발생하면 크고 강력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오키나와 남부 서태평양 수온이 30도에 도달했는데, 고수온은 강력한 태풍을 만드는 주요 조건 중 하나다. 김영준 분석관도 “현재 동남아 부근 해수 온도가 매우 높아, 개미가 중국 상륙 전까지 강하게 발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태풍 개미의 강도가 22일 ‘강’으로 발달하고 25일에는 ‘매우 강’에 도달한 뒤 상하이 남쪽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일 우리나라 주변 해수온도. 진한 붉은색 영역은 해수온도가 28도 이상인 상태를 의미한다. 사진 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