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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최대실적 올렸으나 올 1분기 영업익 5.26% 감소
    톰브라운의 4줄 회색 카디건. 사진=톰브라운 홈페이지


    매년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수입패션 특수를 누리던 삼성물산의 성장세가 꺾였다. 인기 브랜드 톰브라운이 빠지면서 받아든 부진한 성적표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24일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5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570억원) 대비 5.26% 감소한 것이다. 매출액도 5260억원에서 5170억원으로 1.71% 줄었다. 삼성물산은 "수입상품 판매 호조, 온라인 매출 확대 등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면서도 "국내 패션 소비심리 위축과 비수기 등의 영향이 일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기 불황으로 대부분 패션기업들 실적이 저조한 흐름을 보이던 것과 달리 삼성물산은 패션 부문 실적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당시 급반등했다. 삼성물산이 단독 수입해 팔던 톰브라운이 2030세대 사이에서 '신(新)명품' 브랜드로 꼽히면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 한때 영업적자를 낼 만큼 부진했던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톰브라운이 크게 흥행하면서 2022년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톰브라운이 '직진출'을 선언하면서다. 톰브라운은 지난해 7월 톰브라운코리아를 세우며 기존 삼성물산이 단독 수입해 판매하던 방식을 본사가 직접 투자와 비용을 담당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2011년 진출 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수백억원대 매출을 가져다 주던 톰브라운이 빠지면서 "삼성물산 패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삼성물산에서 수입 브랜드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아직까지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리테일 매니지먼트 계약을 통해 톰브라운의 전반적 사업 운영을 맡고 있긴 하지만, 판권을 갖고 직접 판매를 하는 것과는 수익성 차이가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계약 형태에선 톰브라운코리아가 한국 내 투자·비용 지출을 전담하고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상품 발주와 머천다이징, 유통전략, 매장·인력 운영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업무를 맡고 있다. 

     

    사진=한경DB


    삼성물산은 톰브라운 독립 여파를 최소화하려 힘쓰고 있다. 아미·메종키츠네 등 남은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스튜디오 니콜슨·가니·자크뮈스 등 새 브랜드를 신규 유치하는 중이다. 다만 아미·메종키츠네 등은 라이선스가 아닌 3~5년 단위 공식 수입 계약을 맺고 있어 여전히 계약 종료 리스크가 남아있다. 디자인에 관여하지 않고 완제품을 단순 수입해 판매하는 형태라 마진도 낮은 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하고 해외 시장에서도 직진출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브랜드를 잘 키워 놓아도 계약 종료 위험이 크다"면서 "자체 브랜드를 육성해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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