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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애런 저지. AP연합뉴스
    애런 저지.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대가 달라졌다. 바다 건너 메이저리그 전경기 라이브를 한반도에서 문제없이 볼 수 있는 시대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코로나시대 프로야구 중계에 이어 '서울시리즈'까지, 미국 현지에도 한국 야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여기에 'ABS(자동볼판정시스템)'가 불을 질렀다. KBO리그는 전세계 1군 리그 최초로 ABS를 도입했다. 미국에선 ABS를 주로 로봇 심판(robot ump)이라고 부른다.

     

    스트라이크, 볼 여부는 AI 심판이 판정하고, 주심은 이어폰을 통해 들어온 판정을 전달만 한다. 이를 위해 KBO는 시즌전 리그내 모든 선수들의 신체 사이즈 측정을 마쳤고, 이를 통해 선수마다 다른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고 있다.

     

    설령 선수가 불만이 있더라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KBO 차원에서의 합의를 통해 존을 조정하는 경우는 있지만, 조정된 존에 맞춰 판정을 내리는 주체는 컴퓨터이기 때문. 설령 순간 흥분한 선수가 발끈하더라도, 심판이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진기한 장면도 연출된다.

     

    올해 메이저리그의 판정 논란은 인기팀인 뉴욕 양키스를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다. 4월초 양키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간의 경기, 애런 저지의 타석에서 무릎보다 한참 낮게 들어온 직구에 스트라이크가 선언됐고, 한차례 미국 야구팬들이 들끓었다.

     

    토론토 프란시스 보우덴. AP연합뉴스

     

    지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양키스의 경기에선 토론토 불펜투수 팀 메이자가 존 한복판에 꽂은 공이 볼 판정을 받고, 프란시스 보우덴의 존보다 한 박자 높은 코스에 꽂힌 변화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등 이해하기 힘든 판정이 연속으로 나왔다. 투수와 포수가 공히 어이없어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주심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심판은 앙헬 에르난데스로, 이 같은 볼판정 논란이 매년 불거지는 심판이다. 현지 매체들은 "그가 어떻게 아직도 직업을 유지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 "한복판 공을 볼로 판정하는 심판이 있다" 등 뜨거운 불만 여론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도 반응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독립리그, 마이너리그를 통해 여러해에 걸쳐 ABS를 테스트해왔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등의 반대에 부딪혀 1군에 도입하지 못했다.

     

    MLB 심판 앙헬 에르난데스. AP연합뉴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KBO리그라는 훌륭한 성공 사례가 있다는 것. 적어도 한국 야구의 경우 시범경기 당시 몇몇 전통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선수와 코치진이 불만을 표하기도 했지만, 정규시즌이 10경기 넘게 진행되는 사이 타자, 투수, 심판, 팬 모두가 만족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FOX스포츠에 출연한 자리에서 "메이저리그의 ABS에는 많은 시간과 돈이 투자됐다. 이미 기술적 완성도는 만족할만하다. 100분의 1인치까지 판별할 수 있다. 스트라이크존도 타원형이든, 직사각형이든 어떤 구조라도 표현해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앞서 2024년 ABS 도입(시험운용), 2025년 전격 도입을 추진했던 과거가 있다. 만프레드 커미셔너와 MLB 관계자들은 지난 서울시리즈 당시에도 한국 야구의 ABS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하며 관련 분석자료 및 차후 개선점에 대해서도 함께 연구하고 공유하자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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