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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의 헬스앤]
    50~60대 부부는 자신들의 몸도 돌봐야 한다. 암, 심혈관 질환 등 위중한 병들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가 50~60대다. [사진=게티이미지]

     

    요즘 '마처 세대'라는 신조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은퇴자가 많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와 곧 은퇴를 앞둔 50~60대를 포함한다.

     

    자녀들 결혼과 독립이 늦어지면서 장성한 아들, 딸을 병든 노부모와 함께 살피는 '이중 부양'도 한다. 중년 부부들은 생활비에 쪼들리며 가족 여러 명의 돌봄까지 해야 하니 허리가 휠 지경이다.

     

    '마처 세대'는 가족 부양으로 정작 자신들의 노후 설계는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 퇴직한 후 생활비가 모자라 손해를 보면서 국민연금을 앞당겨 받는 사람도 있다.

     

    이 와중에 양가 부모님의 건강이 나쁘면 치료비 보조를 생각해야 한다. 50~60대의 부모들은 80대를 넘긴 분들이 대부분이다. 크고 작은 병으로 고생하고 있어 경제적 지원 뿐만 아니라 간병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 암 환자 50~60대가 가장 많아..."이제 쉴 나이에 암이 찾아오다"

    50~60대 부부는 자신들의 몸도 돌봐야 한다. 암, 심혈관 질환 등 위중한 병들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가 50~60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석한 암 진료현황에 따르면 작년에만 195만여 명이 암으로 병원을 찾았다.

     

    나이 별로 보면 50~60대 환자가 가장 많았다. 특히 여성은 60대 30만여 명, 50대 31만여 명이 암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몸의 변화가 심한 갱년기에 암까지 발생해 이중의 고통을 겪었다. 작년에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41만여 명), 유방암(29만여 명), 대장암(18만여 명) 순이었다.

     

    '마처 세대'는 평생을 소처럼 일해온 세대다. 이제 겨우 쉴 나이에 질병이 찾아온다. 내 몸을 세밀히 살피지 못하면 암을 늦게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통증 등 증상을 느끼면 꽤 진행된 경우다. 말기에 발견해 건강보험이 안 되는 신약을 사용하면 엄청난 돈이 든다. 아내가 집까지 팔아 약값을 댄다고 하면 병든 남편은 "내가 얼마나 살겠다고..."라며 말린다. 병실은 금세 울음바다가 된다. 중년이 넘으면 '건강'이 돈을 버는 것이다.

     

     

    노후의 큰 변수는 갑자기 찾아오는 병... 치료비, 신약 값은 감당 가능?

    금융기관 등에서 적정 노후 생활비를 가끔 발표한다. 기관마다 천차만별이다. 대개 200만~300만원 후반대이지만 개인마다 생활 방식이 달라 참고만 할 뿐이다.

     

    노후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다. 위중도에 따라 막대한 치료비가 필요하다. 별도로 저축해둔 돈이 없다면 가정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암 뿐만 아니라 심장-뇌혈관 질환도 큰 돈이 들 수 있다. 몸의 마비, 언어 장애 등 후유증이 심하다면 간병비가 별도로 든다.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와 한국리서치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처 세대' 1960년대생 중 30.2%는 자기 자신이 고독사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예전처럼 자녀의 부양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고독사를 예상한 '마처 세대' 10명 중 5~6명은 부모나 자녀, 혹은 양쪽 모두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15.0%는 부모와 자녀 양쪽 모두를 부양하는 '이중부양'을 하며 자신을 희생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미래는 고독사였다. 이들의 89.0%가 "노후는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답했지만, 62.0%만 "현재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양병원에서 가족 못 보고 죽으면 '고독사'... 나의 미래는?

    고독사는 나이 든 남성이 골방에서 혼자서 숨지는 것만은 아니다. 요양병원 입원 중 가족이 미처 오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한다면 고독사와 다름없다.

     

    지난 코로나19 유행 중 수많은 환자들이 가족들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요양병원-시설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뒤늦게 연락을 받은 가족은 차 안에서 부모의 사망 소식을 들어야 했다.

     

    이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갑자기 위중해지는 노인의 질병 특성 상 가족들이 금세 모이기는 쉽지 않다.

     

    50~60대는 세월이 유난히 빠르다는 것을 실감할 것이다. 그들은 양가 부모님들의 요양병원 입원을 결정한 사람들이다. 가정 내 간병이 어렵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6인실 이상 다인실 사용을 고민했을 것이다. 코로나19 유행 때보다 위생 환경이 다소 나아졌지면 집단 병상 생활을 하는 노인 환자는 폐렴 위험이 높다.

     

    '병원성 폐렴'이라는 질병 종류가 있을 정도로 병원에서 감염되는 폐렴이 많다. 뇌졸중(뇌경색-뇌출혈)으로 입원해도 최종 사인은 폐렴으로 나오는 사례도 있다.

     

    '마처 세대'는 본인 스스로 요양병원 행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병들면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부모를 부양한 '마'지막 세대였지만, 정작 자신은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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