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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 박테리아'가 일본에서 기록적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올 여름 휴가, 엔저를 틈타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블룸버그,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들은 15일 일본에서 자칫 치명적인 괴사성 근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A군 연쇄상구균이 기록적인 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도인 도쿄가 그 중심지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일본에서는 총 977건의 연쇄상구균 독성 쇼크 증후군(STSS) 사례가 보고됐는데, 이는 이미 2023년에 발견된 941건의 감염 사례를 넘어선 규모다.
이 질환은 연쇄상구균 A 박테리아의 특이한 발현으로 인해 발생한다. 병원균 자체는 흔하다. 건강한 성인의 5~20%는 증상이 없으면서 잠복 감염 상태다.
그러면서 편도선염, 농가진에서 성홍열과 폐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가벼운 호흡기 증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감염 후 드물게 중증화되는 경우 STSS로 발전한다.
감염은 주로 손이나 다리에 베인 상처나 찰과상을 통해 이뤄지지만 비말 감염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일부 심각한 경우, 박테리아가 상처와 조직, 근육을 파고들어 살을 갉아먹는 괴사성 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STSS는 발병 시 손발 괴사부터 시작해 다발성 장기부전을 일으켜 '식인 박테리아'라고도 불린다. 괴사된 손이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심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장기 부전과 패혈성 쇼크가 뒤따를 수 있으며, 항생제를 통한 신속한 치료가 없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고령자 중에는 발병 48시간 안에 사망하는 사례도 나오기도 했다. STSS는 전연령층에서 발병하지만 특히 30대 이상 성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수도 도쿄가 올해 들어서만 145건의 사례가 나오며 기록적인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감염된 대다수는 30세 이상의 성인이며, 사망률은 약 30% 수준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영국 브라이튼 서섹스 의과대학의 전염병 명예교수인 존 코헨 교수는 "전염자가 '급증'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며, 과거에도 영국에서 그런 급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때때로 새로운 박테리아 변종으로 설명되기도 하지만 지역 전염 외에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022년 12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웨덴에서 성홍열을 포함한 침습성 연쇄구균 A 감염이 급증하자 경보를 발령했지만, 이 당시에는 대부분 어린이들이 영향을 받았다.
한편 이 박테리아는 아직 상용화된 백신이 없으므로 감염을 피하려면 기본 예방 수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손 씻기 및 기침 에티켓, 환부 소독 등 기본적 감염 방지 대책을 지키고 만약 피부가 붉어지며 통증이 심하다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