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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포함 노화 질환에도 적용”
최근 MZ 세대에서 ‘저속 노화’가 유행이다. 말 그대로 건강한 식단이나 생활 습관으로 노화 속도를 늦추는 방법이다. 세대 불문하고 노화를 막는 방법에 관심이 많은 것이다.
MZ 세대가 소셜미디어에서 앞다퉈 공유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당을 낮추는 약물로 노화를 지연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미 허가 받은 약이어서 부작용이나 내성 위험 없이 노화 질환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나미노 토오루 일본 준텐도대 의대 교수 연구진은 혈당 강하제로 노화를 지연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실렸다.
노화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퇴화하는 현상이다. 노화세포는 나이가 들면서 정상 기능을 잃어버렸지만 면역 시스템이 미처 제거하지 못한 세포들이다. 죽지도 않고 일도 하지 않고 그냥 인체 속을 떠다닌다고 좀비세포라고도 부른다. 노화세포가 축적되면 노화 관련 질병을 부른다. 생리적 기능의 감소부터 근골격계, 심혈관계 질환이나 퇴행성 신경 질환, 대사성 질환으로 이어진다.
연구진은 일일 열량 섭취량이 줄어들면 노화세포가 감소한다는 이전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그렇다면 포도당 운반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억제해 혈당 수치를 낮추면 노화 속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진은 고지방식을 먹여 세포 노화를 유도한 생쥐에 혈당 강하제로 쓰이는 ‘카나글리플로진’을 투여했다. 이 약은 소변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을 늘려 혈당을 개선한다. 실험 결과,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의 기능이 개선되고 노화세포에서 보이는 효소와 염증 지표가 감소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지방 조직에서는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감소했다. 세포가 회춘(回春)한 셈이다.
연구진은 “카나글리플로진을 사용해 포도당을 운반하는 단백질을 억제하면, 노화를 조절하는 단백질을 활성화해 세포 노화를 늦추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면역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 ‘PD-L1′도 줄어 면역새포들이 노화세포를 크게 줄였다.
미나미노 교수는 “혈당 강하제는 면역 체계를 활성화해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부작용이 적다”며 “당뇨병, 동맥경화증, 조로증 , 노쇠 개선은 물론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노화 관련 질환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20년 넘게 인체세포와 동물실험을 통해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약물들을 속속 개발했다. 이들은 노화(senescence)세포를 분해하는(lytic) 약이라고 해서 ‘세놀리틱(senolytic)’ 약물이라고 불린다. 지금까지 세놀리틱은 세포의 노화 신호를 억제하는 방식이 많았다. 하지만 장기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보다 안전한 방식을 찾아야 했다.
앞서 면역억제제로 쓰이는 ‘라파마이신’과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도 항노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파마이신은 세포에서 단백질 생산 과정을 조절하는 물질을 억제해 노화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포르민은 혈당을 낮출 뿐 아니라 항상성을 조절하는 효소를 활성화해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감소시킨다.
이미 허가를 받은 약물은 안전성과 내성이 이미 확인돼 세놀리틱 역물로 개발해도 부작용 우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항노화에 대한 임상시험도 빨리 진행할 수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과 니르 바질라이 미국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 연구진은 올해부터 6년 동안 노인 3000명을 대상으로 메트포르민의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